2006.3.18-9.흙-해날. 3기 첫 밥알모임

조회 수 1039 추천 수 0 2006.03.23 09:52:00

2006.3.18-9.흙-해날. 3기 첫 밥알모임

3기 첫 밥알모임이 있었습니다.
숙제가 있었지요.
'무상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자 하였더이다.
왜 무상교육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무상교육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가,
그 속에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잘 따져보는 것이
무상교육의 다른 이해에서 오는 갈등을 미리 막는 길일 수도 있겠지요.
물론 물꼬의 무상교육을 이해하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교육의 주체로 왔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받으면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쌍방통행이니까 무엇이든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며
시혜성 교육이 아니라 같이 교육을 지고 가는 것이 무상교육의 출발이겠다고
정운오아빠가 운을 뗐지요.
"배움의 기회를 똑같이 가진다는 의미에서 물꼬의 교육은 무상교육이라고..."
곽보원엄마는 아주 오랜 고민을 그렇게 정리하며
또 물꼬에서는 신기엄마가 아니라
아이들 모두의 곽보원엄마로 불리는 게 맞겠구나 생각했다 합니다.
"우리나라 의무교육도 결국 무상교육인데
학습교구도 사야하고 학용품도 사야하고 현장학습비도 내야하고
급식비도 내고 기부라는 이름으로 육성회비도 내고..."
그런데도 무상교육이니 아니니 시비 걸지 않지 않느냐는 김호성아빠 이금제엄마는
물꼬의 무상교육 역시 그렇게 보아야 한다 합니다.
"아, 대안학교 홈페이지들을 봐라.
다른 데는 다 출자금 얼마 입학금 얼마, 월교육비 얼마, 이렇게 있고
그리고 홈페이지 한 켠에 후원제도도 있더라,
그런데 물꼬는 그런 건 없고 후원만 있더라,
그러니 무상교육이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정리했는데..."
상큼하게 정리한 이광식아빠와 이은영엄마였지요.
"아이들이 실제 사용하는 학용품이라든가 밖으로 나가며 쓰는 비용에 대해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무상교육의 논란 문제는 아니라는 김정희엄마와 김상철아빠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무상교육은 세금으로 하는 거니까 부모가 세금을 내야 하지 않아요?"
그렇게 이해했다는 전승경고모였지요.
"부모도 같이 학교를 맞들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자기 힘이 되는대로."
무상교육 속에서도 부모의 역할이 있지 않겠냐는
김점곤아빠와 박진숙엄마의 얘기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부모가 데리고 있을 때 드는 최소한의 비용을
부모가 내려고 애써야 하지 않아요?"
홍정희 엄마도 조심스레 더했지요.
"...후원에 대해서도 어느 방향으로 쓰여 지는 지는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동기를 순수하게 가지고 꾸준히 일을 오래 하시는 분들이
개인의 이기주의를 녹아내리게 하는 것 같아요.
설혹 우리가 후원하는 곳에서 BMW를 끌더라도 이유가 있을 테고,
물꼬도 그래요. 옥샘이 BMW 타고 다니셔도 돼요.
그래서 몸이 사고에서 안전하면 됩니다, 이 공간만 지켜주면.
후원이라는 거 목적에 대해 무조건 믿는 게 아닐까요?"
무상교육 안에서의 후원에 대해서도 이광열아빠가 말씀하셨지요.

물꼬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무료급식을 같은 개념으로 봅니다.
어찌하여 그러한지를 먼저 밝혔지요.
그렇다면 무상교육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도 짚었습니다,
왜 그것이 제도화되어야 하는가 말입니다.
정말 무상교육은 무엇일까요?
여러 사전을 인용하며 그것을 풀어갔지요.
"교육비를 수혜당사자가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구성원들이 형성한 공적자금을 가지고 행하는 교육!"
결국 관건은 그 재원이 누구 주머니로부터 나오는가이겠습니다.
무상교육을 하는 물꼬는 어디로부터 공적자금을 만들어낼까요?
논두렁이라 불리는 후원인들(학부모도 포함되어있지요)과
물꼬생태공동체의 무한지원(무보수의 학교 인력과 먹을 거리와 재정까지)입니다.
그렇다면 물꼬의 열악한 재정은 무상교육이 불가능한 걸까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우리가 지향하고 실제 그리 살아가려는 생태적 삶에 대한 의지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쓴 '무상교육 2년 고개를 넘으며'라는 글을 공유했습니다
(아, 홈페이지에도 올리려 글을 좀 다듬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답체 짬이 잘 안납니다요).
"진작에 얘기해주지...."
"안개가 걷힌 기분예요."
오히려 각자가 생각했던 바를 충분히 꺼내 토론을 한 뒤라
물꼬의 무상교육에 대해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자리가 되었다고들 합니다.

처음으로 민들레 건에 대해 (물꼬 안의)공식적인 자리에서의 거론이 있었습니다.
물론 밥알들과는 처음이지요.
마음에 든 것들이 있었을 텐데 그걸 어떤 식으로 정리하며 이 자리까지 왔는지,
뭔가 아직도 마음이 무거운 부분이 있다면 죄 얘기하고
이제 한 판 정리를 하고 나아가자 하였더랍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했는데, 학교는 말이 없고,
그런데 민들레를 보면서 오히려 정리가 되었습니다.
정말 아니구나..."
김호성아빠가 먼저 생각을 나누셨지요.
3년차를 맞는 김정희님의 입을 통해
그 갈등의 뿌리에 설명도 덧붙여졌습니다.
그간 정말 학교와 공동체식구들이 여유 없이 살았겠구나,
이제 모여서 전체적으로 서로를 잘 알기 위해서라도 잘 놀며 가자,
"싸우면서 상대를 적나라하게 보는 것 아니겠어요?"
정운오아빠가 그러셨지요.
물꼬의 10년 논두렁에
아이를 오랜 기간 물꼬의 방과후공부와 계절학교에 보냈던 부모로서
또 공동체수습과정을 시작하면서 홍정희엄마는
홈페이지에 시끄러웠던 글이며 민들레글에 대해서도 정말 할말이 많았지만
학교도 아무 말 않고 있는데 나설 일 아니었다,
이제 말을 하고 싶다셨네요.
지난 여름 대안교육직무연수를 다녀온 희정샘은
대안교육이라는 것 안에서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에 대해 갖는 낭만적 기대를 전하며
이런 충고도 하였지요.
"내 나름대로 하는 이해는 어쩌면 오해보다 더 위험한 것입니다.
부모랑 무제는 부모랑 풀고
학교랑의 문제는 학교랑 풀고
자기 안의 문제는 자기랑 풀고..."
밥알들은 이런 의견을 내놓았네요.
"(민들레 글에)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합니다,
유치한 대응이 아니라."

오는 4월 21일에 있을 '문 연 날 세돌 잔치'와
같은 날에 할 달골 햇발동과 창고동 집들이에 대해 생각도 모았지요.

해날 점심을 먹은 뒤엔 애고 어른이고 큰 마당에서 공을 찼습니다.
응원을 하는 이도 있고
더 관심 있는 일에 집중하는 이도 물론 있었지요.
남자 어른들은 자기가 잘 쓰지 않는 발로 넣어 1점,
여자가 넣으면 2점,
아이가 넣으면 3점을 주기로 했는데,
그게요, 골이란 걸 넣어보니까,
자꾸 하고 싶습디다.
한 번 했다고 감도 달라요.
"뻗었지요?"
그러게요.
들어와 누워서는
아들이 왔길래 다리 좀 주무르라 해놓고 그만 잠이 들었는데
세상모르고 자다 일어나니 밤 9시를 가리키고 있데요.
그제야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툴툴댔답니다.
'자알 헌다, 잘해. 수영 열심히 해서 실컷 무릎 좀 낫고 보니
축구 한다고 온 마당을 뛰어나댕기고...'

이 산골에서 이렇게 재미나게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깨 겯는 모두랑 이 기쁨들을 나누고 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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