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11. 잡지 '민들레'로부터 온 메일

조회 수 1634 추천 수 0 2006.02.13 12:41:00

2006.2.11. 잡지 '민들레'로부터 온 메일

시장에 나간 길에 피시방에 들러 잡지 민들레로부터 온 메일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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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민들레출판사에서 격월간 민들레를 위한 편집과 취재 일을 하고 있는 조영은이라고 합니다. 자유학교 물꼬에 대해서는 책을 만들면서 소식을 많이 듣고 있는데 추운 겨울, 잘 나고 계신지요.

지난 여름에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제가 했었는데, 그때 정성 들여 자료를 보내주셨던 것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쉽지 않은 조사과정에서 참 힘이 나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물꼬는 특히 제 마음에 남는데요, 어미가 뱃속의 아이를 가리지 않듯 아이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말씀, 그리고 힘든 환경에서도 무상교육의 철학을 지키는 물꼬에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옥선생님 무척 바쁘신 걸 알면서도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얼마 전 뜻하지 않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유학교 물꼬의 학부모님이었습니다. 제가 민들레41호에 쓴 ‘시행착오를 줄이려면’을 읽고 공감되는 마음에 전화하셨다고 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실패하고 있기에 그런 부모들 이야기도 들려주면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하셨답니다. ‘실패’라니… 제가 참 좋아하던 물꼬라 믿어지지 않기도 하고,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님께는 전화로 이런 저런 말씀을 들었고, 불쑥불쑥 궁금한 점이 올라오면 망설이지 않고 묻기도 했습니다. 물꼬가 겪었던 그간의 사정도 듣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옥선생님 글도 읽어보고 했습니다.

민들레는 사실 부모님들께 원망의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대안학교에 대해서 너무 좋은 말만 하는 건 아니냐고, 홍보지도 아닌데 부러 광고해주는 거냐고.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민들레를 읽고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가져 상처가 너무 크다는 비판을 들었습니다. 이 땅의 대안교육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고. 대안학교가 건강하게 커나가기 위해서도 화려한 베일을 벗는 게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물꼬 부모님 말씀으로는 9가구 중 1가구가 남았다고 들었습니다. 심각한 갈등이 있었겠구나 짐작했습니다. 그 갈등에 대해서 옥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부모님들께 ‘내가 물꼬를 나가는 이유’라는 글을 10꼭지 받았습니다. 이 글은 저희가 참고만 하고, 물꼬 부모님과 옥선생님 인터뷰 글을 다음호 민들레(1-2월호)에 함께 싣고 싶습니다.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서 실었으면 합니다.

물꼬 부모님 인터뷰는 거의 정리가 끝나가는 상태입니다. 물꼬에 미칠 파장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옥샘 의견을 함께 싣는다면 독자들이 균형을 잃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짜고짜 전화 드리는 것보다 편지가 편하실 것 같아 이렇게 먼저 문을 두드립니다.

저희가 질문하고 싶은 걸 정리해봤습니다. 부모 인터뷰와 함께 싣기 위해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기도 합니다.

①몇 가구 중 몇 가구가 그만두었습니까?(가구 수, 아이 수, 시기)

②그 아이들이 그만두는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갈등과 과정)

③부모들이 나가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코드를 맞춰보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그 과정에 대해

③교장선생님이 생각하는 무상교육이란? (무상교육의 의미, 철학)

④무상교육이 아닌 학교들과의 중요한 차이점은?

⑤학비를 ‘후원금’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받고 있는 건 아닌가요? 위선이 아닌지.

⑤부모참여는 어떻게,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죠?

⑦맞벌이 부부들에겐 부모 참여 의무가 현실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⑧학교 설립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어땠나요?

⑨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재정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계절학교를 오래해서 돈이 충분하다고 했다던데, 그에 대해선?

⑩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육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중산층이 아니면 물꼬에 아이를 보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⑪외부 후원금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재정 상황을 부모들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던데 거부한 이유는?

⑫‘학교는 늘 학부모가 학교의 가치와 이상을 잘못 이해했다고 얘기한다’ 는 부모님 말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부모와 학교의 소통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⑬ ‘무엇보다 아쉬운 건 학교에서 내 아이가 어떻게 보내는지, 내 아이의 재능이 무엇이고 보완점이 무엇인지 내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간단한 문구만 올 뿐이었다.’는 부모님 생각에 대한 의견은?

⑭기초 학력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에 대한 의견은?

긴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새 밤이 늦었네요. 내일, 옥선생님과 통화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여유가 있을 때 직접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

선생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2006년 2월 9일

조영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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