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14.불날. 천지에 눈 쌓인 맑은 아침

조회 수 1146 추천 수 0 2006.03.17 13:29:00

2006.3.14.불날. 천지에 눈 쌓인 맑은 아침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고릅니다.
잠깐 잠깐 읽어나가는 장편도 어느새 한 학기면 두어 권이 되데요.
잠깐 고민 좀 했지요,
워낙에 듣기가 되어있는 선배들과
3기의 차이가 크겠다 싶어.
지난 학기 마지막에 새 학년에 가면 읽자던 <파브르 식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책이 워낙에 오래도 되어서 구문이지요).
"말을 풀어가며 읽겠지만 쉽지는 않을 텐데,
오늘 한 번 시도해보고 어쩔까 의논해봅시다."
'나무'편을 읽는데 아니나 다를까,
령이랑 나현이 류옥하다는 너무나 푹 빠져 재밌다 하였지만
3기들은 역시 어려워라 하데요.
들고 왔던 다른 책으로 낼부터 읽어나가렵니다.

이번학기 집중적으로 하는 불날의 교과목은 '생활과학'입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현상들의 법칙을 찾아가는 작업이 되겠지요.
가령 오늘은 바로 아침마다 향을 피울 적 쓰는 성냥곽을 들고
성냥은 무엇으로 불을 일으키는 걸까,
성냥곽의 면은 왜 거칠까,
오래 젖어있던 성냥을 말렸는데도 불이 붙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궁리도 해보고 실험도 해보았다지요.
앞에 놓인 단소도 들고 이것은 어떻게 소리를 낼 수 있는 걸까 따져보며
진동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종이로도 피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래서 종이피리를 만들고 소리를 내보았지요.
불날마다 실험도 하고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보낼 참이랍니다.

'국화'는 이번 학기 첫 공부가 다음주로 밀렸습니다.
산중에 사는 미죽샘이 눈에 막혀 나오질 못하고 계셨거든요.
단소의 김성오샘은 혹 길이 미끄러울 새라 일찌감치 나섰다는데,
녹은 눈으로 아주 일찍 학교로 들어오셨답니다.
댓가도 없이, 참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저들을 키우는 그런 손들을 잘 기억하고
좋은 일꾼으로 자라 다른 이에게 역시 그런 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꼬에서 쓴 동화에다 화가가 그린 그림을 붙여
출판을 진행하던 매니저가 있었습니다.
최근 한 출판사와 순조롭게 일이 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이상하다는 연락이 왔지요.
아무래도 어그러지겠다 합니다.
물꼬 홈페이지 한 구석에서 시끄러웠던 일이나
잡지의 문제의 그 글이 주는 여파가 아닐까 걱정하는 전화였더이다.
직접 물어보면 사실을 알 수 있겠지요만,
만약 그 걱정이 맞다면 또 할 수 없는 게지요, 뭐.
별 수 없는 일은 또 별 수 없이 가는 거지요.
"쏘오데스까" 할 밖에요.
참 별 일을 다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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