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17.쇠날. 맑음 / 으아악, 쇠날!

조회 수 1205 추천 수 0 2006.03.23 09:51:00

2006.3.17.쇠날. 맑음 / 으아악, 쇠날!

"악, 퉤, 퉤!"
"뭐가 이래?"
"썩은 맛이에요."
"으, 비려!"
날콩을 먹은 아이들이 입을 씻으러 가느라 난립니다.
'콩이랑'시간이지요.
콩이 이 땅에 들어오게 된 역사를 좇아다니다가
가마솥방으로 옮겨 콩을 꺼내놓고 모두 둘러섰더랍니다.
"그럼 이 맛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콩을 이루는 성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콩을 볶았지요.
콩이 콩닥거리는 소리에 춤도 춥니다.
"젓가락으로!"
맛나게도 집어 먹었지요.
지난 학기,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던 시간이 바로
나무날과 쇠날 오전에 있는 이 중심생각 공부였더랍니다.
올 해도 얼마나 신날런 지요.
즐거운 진리 탐구의 여행이 될 것입니다.

나무날과 쇠날은 점심 때건지기 전 빛그림을 봅니다.
오랫동안 파리의 오래된 집에 사는 열 둘 아이들의 이야기 '매들린'을 봐왔는데
이번 학기는 '까유'를 보게 되었네요.
예, 영어로 봅니다.
영상에 대한 아이들 욕구도 채워주고
그러며 넘의말에 귀도 트이라구요.

이번 학기 첫 '손말' 시간도 돌아왔습니다.
선배들은 초성 중성 종성의 손가락 자리를 정확하게 익히는 연습을 하고
새로 들어온 아이들은 인사와 간단한 낱말들을 배웁니다.

'넘의말'시간엔 곽보원엄마가 들어오셨지요.
풀무농고 영어교사로 일했던 곽보원님은
지금도 김천에서 하루는 아이들을 영어로 만나고 계시지요.
영어노래와 영어놀이로 아이들이 큰 마당에서처럼 놀았더이다.

연극놀이가 이어졌습니다.
목소리로 거리 만들기를 하며 놀았지요.
간단한 연극을 통해 늘 쉬 잊어버리고 마는
무대 쓰는 법도 익혔습니다.

5시,
하루일정은 마치고 처음으로 배움방에서 한데모임을 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니
앞으로 한주 갈무리는 이 시간에 하겠지요.
다른 날에 하는 아이들의 한데모임은
저녁을 먹은 뒤 달골 햇발동으로 올라
큰엄마랑 한데모임을 하고 있답니다.
구역별로 대청소를 하는 '먼지풀풀'을 마친 뒤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공동체에 남는 아이들은 달골로 오르지요.

저녁을 먹고 판굿 하러 고래방에 모였네요.
학교 마을 식구들도 같이 하는 시간입니다.
아무래도 물날로 시간을 옮겨야겠다 하는데,
아이들은 그대로 하자는데,
제가 더 녹초가 되어 말렸더랍니다.
물꼬가 일년 가운데 유일하게 일정이 수월한 달인 2월을 지내고 나니
게으름이 더했나 봅니다.
참말로 바쁜 쇠날이라지요.

휴우, 학기 공부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한 주가 이리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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