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1.물날. 맥없이 녹는 눈
아이들이 눈 덮인 언덕을 내려옵니다.
손을 흔들며 내려옵니다.
기윤이가 내려오고 하다가 내려오고 신기와 종훈이가 내려옵니다.
눈 쌓인 마당에 있던 공을 굴려주니
기윤이가 달려와 먼저 찹니다.
"이제 눈썰매 타러 갈 거예요."
"기윤이랑 발을 맞춰 가."
"기윤이가 젤 먼저 달려가요."
봄이 먼가 싶더니
어울려 노는 아이들이 주는 그 환함들에 있었습니다.
종훈네랑 신기네랑도 가마솥방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간장집에 몰려 들어 축구도 봅니다.
마을이 비로소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듯합니다.
신기랑 하다랑은 아주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 밤은 한 방에서 잔다지요.
"무슨 책?"
하다가 신기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불 속으로 같이 들어갑니다.
그래요, 이렇게 아이들을 '같이 키우고' 싶었습니다,
물꼬가 맡아서 키우겠다는 게 아니라,
에미 애비 없는 애들이면 모를까 말입니다.
아, 삼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