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8.나무날.맑음 / 섣달 잔치에 달뜨다
채은이의 생일잔치가 있었지요.
겨울이라 작년에는 만든 꽃이 놓였습니다.
오늘은 인절미모음에 귤꽃(이름에 좀 못미치지만)을 올렸더라지요.
그는 또 '눈 속에 핀 장미'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예쁜 표정을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담는 우리 채은이,
태어나 이렇게 우리가 마주해서 기뻤더이다.
못다한 '불이랑'시간을 보내며 오늘에야 아이들은 12월 전체일정을 짰습니다,
그래보아야 겨우 두 주이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려했고 무엇을 하였으며 못한 건 무언지
잘 살피자 하였지요.
달포 내내 잔치하며 보낸다는 그 섣달입니다.
사실 좀 설렁설렁 보낸다, 혹은 매듭잔치준비를 한다가 그 의미일 텐데
아이들은 이미 그 구가 갖는 분위기만으로도 흥이 났지요.
그래요, 여기는 지금 섣달 잔치에 달떠 있답니다.
12월의 실내수영장은 한산하다 못해 고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배영과 평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안병준샘이 마음을 많이 써주시지요.
몸이 둥둥 떠다니니 저들도 신이나 할 맛난 듯합디다.
이 주 들어 배움방에서 아직 싸우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 안에서 또 한 차례의 변화가 온 듯합니다.
우리 령이는 짜증을 낸 적이 없었으며,
우리 채은이가 찡얼거리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훌륭하구나!"
저녁 식구들한데모임에서 그리 전했지요.
사람, 그거 변하려면 여간해선 아니 되잖습디까.
그런데 이 녀석들 자기를 쥐고 흔들고 있더이다.
도형이와 나현이는 형님 노릇을 잘해주고 있지요.
어제 고래방에서 국선도 시간을 헤집은 여전한 한 아이에 대해선
이제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지 않냐(부모 그늘 아래 한 해 정도 살다오는)는
조심스런 의견들이 역시 식구모임에서 있었습니다.
그간은 농담처럼 웃음이 넘쳤던 주제가
오늘은 제법 진지하게 다뤄진 셈입니다.
그의 마음에 어떤 변화들이 일었는지 다음 한 주가 기대된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