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5.쇠날. 해

조회 수 340 추천 수 0 2021.01.15 23:51:57


 

이른 아침 두어 시간 싸락눈을 날리던 하늘이

금세 해를 내보였다.

 

성탄이다.

석탄일이 그렇듯 모든 이들의 축제.

하다샘이 몇 천원으로도 풍성한 성탄 장식을 해주었네.

즐겁기는 하다만 굳이 돈을 주고 일회용 그런 걸 사냐고 했더니만

바람 빼서 여러 해 쓸 수 있는.

사이집에도 햇발동 거실에도.

사이집에도 하고 햇발동에 한 게 아니라

사이집에 해서 사진 한 잔 남기고 햇발동으로 옮긴. 하하.

청계 준비 하나를 그리 해준.

이런 날만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 온정을!

마을에 홀로 사는 할머니 두 분께 전화라도 돌렸더랬네.

 

청계에 마지막까지 걱정들이 많으실까 문자들을 보내다.


걱정이 많으시지요...

청계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물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장담해서가 아닙니다.

등교중단에도 긴급돌봄이 돌아가듯

우리 삶은 계속 되기 때문이지요.

우리에게 지난 한해의 피로감을 피해 이곳에서의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5인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준해

9학년 3명과 진행자 1,

모두 4인으로 진행합니다.

혹 내일 일정 직전에 취소하셔도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마다요.

그런 경우 환불도 바로 처리할 거구요.

이곳에서는 청소를 하고 난로에 불을 피우고

아궁이에 불을 넣고 달골 햇발동에 난방을 돌리고

이제 장을 보러 나갑니다.

부디 마음이 흐르는 대로 편히들...

아무쪼록 우리 모두 강건하길.

 

하지만 장을 보러 나가던 걸음을 멈추었더라.

들어오는 대처식구들 편에 간단하게 몇 가지 부탁하기로 한.

사람 하나여도 일정 준비는 일정 준비라지만

아무렴 입이 줄면 일도 주는.

굳이 장보러 가는 일을 밥상 차릴 이가 나서지 않아도 되었던.

 

그리웠다, 어린 벗들.

살펴오시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756 2022. 3.24.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2-04-22 343
755 2021.11.12.쇠날. 비 근 오후 옥영경 2021-12-22 343
754 2021.10.19.불날. 정오께 한 차례 비 옥영경 2021-12-09 343
753 2021. 3.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43
752 2020. 8.26.물날. 비 옥영경 2020-09-17 343
751 2023.11. 9.나무날. 흐리다 밤 비 옥영경 2023-11-19 342
750 2022.10. 3.달날. 흐리다 밤비 옥영경 2022-10-18 342
749 2022. 4.25.달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42
748 2022. 2.14.달날. 비 살짝 / 나는 그대만을 위해 기도하지 않겠다(잊었던 8만 명) 옥영경 2022-03-24 342
747 2021. 7. 3.흙날. 비 옥영경 2021-07-30 342
746 2020. 9.29.불날 ~ 10. 1.나무날. 절반 흐림, 약간 흐림, 살짝 흐림, 흐린 사흘 옥영경 2020-11-15 342
745 2020. 6. 8.달날. 맑음, 폭염주의보 /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옥영경 2020-08-13 342
744 2020. 4.29.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06 342
743 2023. 6.22.나무날. 흐린 사이 비도 잠깐 들고 옥영경 2023-07-24 341
742 2022.11. 2.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41
741 2021. 7. 7.물날. 비그은 오전 옥영경 2021-08-03 341
740 겨울 청계 여는 날, 2020.12.26.흙날. 흐리다 해 옥영경 2021-01-15 341
» 2020.12.25.쇠날. 해 옥영경 2021-01-15 340
738 9월 예술명상 이틀째, 2020. 9.23.물날. 가끔 하늘이 열리는 옥영경 2020-11-11 341
737 2020. 5. 8.쇠날. 맑음 옥영경 2020-08-07 34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