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5.물날.바깥이 더 따뜻해서

조회 수 1291 추천 수 0 2005.10.07 00:20:00

2005.10.5.물날.바깥이 더 따뜻해서


뜀박질 여덟 바퀴!

스스로 공부를 한다고 나현이는 소나무에 오르고
류옥하다는 트럭 밑과 갤로퍼 후드를 열고 들여다보고
마당 건너 평상에 엎드려 책을 읽는 건 도형이,
채규와 채은이는 마당가 돌에 걸터앉거나 토토로네 집에서
여름방학에 모은 자료들을 챙겨보고
령이는 이 곳 저곳 기웃거리고 있을 제
감나무 아래 평상에서 아이들을 하나씩 불러
같이 봄나들이 하는 병아리마냥 볕 쪼이며 면담을 했지요,
저들로서는 상담이라 하고.
"***형아랑 ***형아는 저거 못 봐서 아쉬워요."
소나무 아래 토토로의 집을 보며 친구들에 대한 뻘 같은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하고
저게 웬수지 친동생일 수는 없다고 채규한테 분노하는 누이 채은이의 마음이며
마치 첨부터 다른 아이들이 없었던 듯 하다는 나현이며
도형이가 어린 남동생들과의 문제를 어찌 풀어나갔으면 좋을까, 제 고민을 들려도 주며
덩어리로만 움직이고 있어서 놓쳤을 사사로운 얘기들을 나누었더랍니다,
머리카락도 한 번 헤집어 보고,
이적지 남은 서캐가 더러 발견되고.

국선도에 어른들도 열심히 들어온답니다.
시작하며 채규(또?)랑 령이 또 사단이 났지요.
잘 해결하라고 내보냈더니 무슨 말이 그리 긴 지 감감입디다.
헌데 쓰레기통 뒤지며 둘이 잘도 놀았다데요.
그게 화해(평화)였을 것이니, 국선도 하루 못했다고 안타까울 것도 없겠습니다.
고래방을 나오며 아이들이 그랬지요.
"몸이 뻥 뚫려요."
정말 좋은 수련이랍니다.

고구마 캤습니다, 길 아래 밭.
실하기도 실하더이다.
개구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지요.
"겨울잠을 이쯤부터 자나봐."
"내가 내년에(스스로공부 개인연구주제로) 개구리 연구할까?"
아무 일 없다는 듯 얼른 다른 흙에다 넣고 묻어주었답니다.
준비 없이 들어간 삶터가 괜찮을 런지...
땅 속에 사는 노란 거머리(등줄기 따라 검은색이 또렷이 있는)도 인사를 했지요.
"자살 고구마다!"
아이들은 땅 위로 삐죽 솟기라도 한 고구마를 볼라치면 그리 소리들을 쳤습니다.
거북이벌레도 보고, 무당벌레랑 비슷한 거요,
아무래도 보호막이지 싶은, 등에 투명한 날개가 있는 갈색 벌레를 그리 불렀습니다.
호미에 딸려 나오는 지렁이들을 냅다 닭들한테 가져다도 주었지요,
마당이 좁은 닭네거든요.
너무 깊어 두 차례나 끊어진 고구마도 기어이 캐고,
호미에 상처도 여럿(고구마) 났답니다.
가을걷이 한창인 이곳이지요.

밤,
곳감집 아궁이에선 잔 고구마들이 타닥거렸습니다.
지들과 짓는 농사라고 얼마나 맛날 지요, 뿌듯하기는 좀 할까요...
아, 같이 농사짓다 간 녀석들한테도 나눌 게 좀 있으려나 물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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