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7.쇠날.오던 가을이 흠뻑 젖었지요

조회 수 1105 추천 수 0 2005.10.10 01:09:00

2005.10.7.쇠날.오던 가을이 흠뻑 젖었지요

뜀박질 열 바퀴!
이제 열에 이르렀으니 날마다 열 바퀴를 뛰는 게지요.

깊은 산 아랫동네이니 다녀가는 날짐승도 많다지요.
까마귀도 더러 왔다 가는데
오늘 아침은 강아지 번개네 곁 은행나무에 걸앉아 어찌 그리도 오래 울던지요.
"오야, 알았다, 알았어, 훠어이!"
한참 보다 손사래를 쳤더니 그제야 갔습니다.
그를 흉조로 보는 나라에서 한참을 구슬피 우는 걸 보았으니
노인네처럼 죙일 마음이 저으기 불편도 하였더이다.
다행히 집안에서들도, 혹은 가까운 이들한테서도 별 연락이야 없었지요.
뼈에도 바람 들기(후훗!) 시작하는 시월에다 긴 까마귀 울음이 스산도 하였더이다.

비 내리니 가마솥방도 농사부도 한산하지만
아이들은 뱅글뱅글 도는 쇠날입니다.
"불을 발견했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불이 나오면서 인류사가 어찌 달라질 수 있었는지를 '불이랑'에 물었습니다.
다음은 불이 가진 성질을 더듬어 보았지요.
말리고 데우고 굽고 끓이고 태우고 달구고...
온도마다 색깔이 변하는 것에 대해서도 익히들 알고 있습디다.
비 내려 곶감집에 아궁이 앞으로 옮아갔지요.
공기가 들어있는 것들을 불에 넣어보기로 합니다.
마디로 막힌 대나무부터 불에 들어갔지요.
뻥!
모르지 않았다고들 하지만 저들 귀로 직접 들으니 또 신기했겠지요.
"왜 그런 걸까?"
달걀도 구워봤습니다.
어떤 건 터졌고 어떤 것은 온전히 익기도 하였는데
그건 또 왜 그럴까도 물었더이다.
그리하야 오늘도 배움방은 12시 30분도 훨 더 넘어 끝이 났지요.

손말로 밥노래도 배웠습니다.
넘의말도 하고, 손말 시간에 이어서 하니 넘의말을 손말로 옮겨도 보고,
연극도 하였지요.
오늘은 동물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채규 선수, 구렁이가 되어서도 돼지가 되어서도
아 글쎄, 계속 싸움질만 하는 거예요, 맨날 저(자기모습)처럼.
푸하하, 죽어라고 웃었기야 말해 뭣할라구요.
간식을 후다닥 먹어도, 쉬는 짬을 줄여도,
시간은 마구 흘러버립니다.
"좀만 더요!"
죙일 공부를 하는 날이라 고단도 하겠건만,
그렇다고 재밌기만 한 공부도 아니겠건만
즐거움이 준비되어 있는 녀석들이라지요,
이러니 교사가 어찌 유쾌치 않겠는지요.

학교 대문을 손보고 손보다가
아예 철을 써보자 합니다.
썩 어울리지는 않는 일이겠으나
해마다 두어 차례 나무를 요리조리 맞대는 것에 견주면
좀 보기 싫은 일쯤이야 아주 못할 것도 아니지요,
또, 예쁘게 보려 들면 되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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