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물날 새벽비

조회 수 1081 추천 수 0 2005.09.24 12:26:00

9월 14일 물날 새벽비

아침부터 간밤에 본 영화 <코러스>이야기가 한창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와 아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라는 고전적 틀거리에
이 영화가 더 빛을 발하는 건 역시 합창이라는 음악형태 때문 아닐지...

실패한 음악가 마티유는 시골 기숙학교 임시직 사감으로 온다. 아이들은 수
용소 같은 곳에서 처벌의 방식을 구타와 감금으로 선택한 교장과 학교 아래
아무런 기대 없이 다만 살고 있다. 마티유는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
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을 변화시켜나간다. 아이들을 이해하던 수위아저씨
와 음악처럼 체육도 좋은 세상을 만드는 큰 축이라 믿는 체육교사의 지지를
받으며. 아이들 합창 소리에 감동한 수학선생조차 피아노 반주자로 합창단
새 단원이 된다.

과하지 않아 좋습니다. 너무 유쾌하지도 지나치게 가슴 뻐근할 만큼의 감동을 자아내지 않아서, 그러나 그 감도만큼 감동임에는 또 틀림이 없지요. 더구나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이라면 한 군데쯤은 도저히 눈시울 붉히지 않을 수 없는.
영화는 아주 안정적입니다. 잘 짜여져 있지요. 자칫 진부해서 지루할 수도 있을 이야기인데. 감독의 큰 역량이겠습니다.
합창단의 화음은, 그것만으로도, 눈으로 보는 것 없이도 최고입니다. 실제 리용 근처의 생-마르크 학교 합창단원 20여명이라지요. 말없는 반항아 모항쥬의 솔로는 영화 전체를 꽉 채웁니다. 토요일마다 죽은 엄마아빠가 자기를 데리러 올 거라며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막내 페피노도 좋은 고명이지요. 교문에서 마티유의 탁자 옆이 자신의 언덕이 된 그는 결국 쫓겨나는 마티유를 따라가 마티유의 이후 생을 증언하게 됩니다. 그는 이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지휘자로 성장한 모항쥬(이 배우는 시네마천국에서 어린 날을 회상하는 바로 그니기도 하지요)를 50여년이 흐른 뒤 찾아가 그 시절들을 같이 회상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마티유랑 아이들이 만드는 분위기를 우리 학교랑 닮았다 합니다,
고맙습니다.

교육장님과 면담이 있었습니다.
불탄 된장집 처리 문제로 아직도 씨름이지요.
뭐, 도와주시겠다 하니,
길을 같이 잘 찾아보기로 합니다.
곧 해결될 듯싶네요.

저녁에 식구들이 다 마당에 쏟아져 축구를 했습니다
그래야 몇 되지도 않는.
"여전히 입으로 하던데요."
몸보다 입이 세다는 아이들이...
신나게들 뛰었다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716 2005.10.15.흙날. 진짜 가을 / 햅쌀 옥영경 2005-10-17 1283
715 2005.10.14.쇠날. 3주째 흐린 쇠날이랍디다, 애들이 옥영경 2005-10-17 1235
714 2005.10.13.나무날. 달빛 고운 옥영경 2005-10-15 1212
713 2005.10.12.물날.맑음 / 새 대문 옥영경 2005-10-14 1326
712 2005.10.11.불날. 날 참 좋다! 그리고 딱 반달/ 상처를 어이 쓸지요 옥영경 2005-10-12 1406
711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105
710 2005.10.9.해날.맑음. 꽃가마 타고 그가 가네 옥영경 2005-10-11 1451
709 2005.10.8.흙날. 벼 베다 옥영경 2005-10-10 1493
708 2005.10.7.쇠날.오던 가을이 흠뻑 젖었지요 옥영경 2005-10-10 1103
707 2005.10.6.나무날.아이들 소리 같은 가을 하늘 옥영경 2005-10-08 1321
706 2005.10.5.물날.바깥이 더 따뜻해서 옥영경 2005-10-07 1291
705 2005.10.4.불날.흐림 옥영경 2005-10-06 1078
704 2005.10.3.달날.맑더니 구름 덮히다 옥영경 2005-10-05 1453
703 2005.10.2.해날.축축하다 갬 - 밤낚시 옥영경 2005-10-04 1341
702 2005.10.1.흙날. 물김치독에 붓는 물처럼 옥영경 2005-10-02 1616
701 2005.9.30.쇠날. 흐리다 부슬비 옥영경 2005-10-01 1257
700 2005.9.29.나무날. 하늘 더 높네 옥영경 2005-10-01 1101
699 2005.9.28.물날. 가끔 다녀가는 해 옥영경 2005-09-29 1117
698 2005.9.27.불날. 맑다고 하긴 시원찮은 옥영경 2005-09-29 1115
697 9월 26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9-27 123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