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78 추천 수 0 2005.09.14 11:35:00

9월 1일 나무날 맑음

기차 타러 영동역에 나갔는데,
병원에서 태어난 지 이틀 된 아기를 안고
죽을 것 같은 얼굴로 기차를 기다리는 아비 하나 만났지요.
에미가 키우지 않겠다 한답니다.
사연 절절하겠다마다요.
공주의 형수님한테 맡겨볼 요량이랍니다.
공동체 아이 류옥하다가 만 일곱 살,
지금 물꼬는 첫 아이 입양을 앞두고 생각이 많지요,
몇 달 혹은 며칠 아이들을 맡았던 때와는 다르게 말 그대로 식구로 들여서 내내 살.
차고 넘치는 바램들이 물꼬에서 어떻게 현실로 드러나는 지의 숱한 경험이
이 아이를 자꾸 뒤돌아보게 합디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습니다.
이건 또 어떤 연이 될 지요...

서울 출장길에 오릅니다.
달골 집 문제로 몇 후원자를 만나기로 하였지요.
물꼬살림으로는 다락까지 합쳐 3층이 되는 아이들 집이야
워낙에 오랜 계획이고 준비니 새삼스럴 것도 없지만
그 곁의 갤러리(50여 평, 강당 같은 창고를 당분간 이리 부릅니다)는
아무래도 벅차지 싶습니다.
강남이고 어데고 새로운 시장들이 많이도 들어선다지만
명동은 여전히 북적입디다.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동안,
사업하는 이들이, 돈을 만지는 일들이 그렇겠지만,
아이들 입에 오르내리는 용돈처럼 그 순간에도 몇 억씩 오가갑디다.
참 다른 세상입니다.
명동성당 들머리 왼편으로 성모마리아상 앞에
사람들이 촛불을 크고 바램을 얹는 자리가 있지요.
한 분이 바쁜 시간을 쪼개 굳이 그곳에 데려가
물꼬를 위해 초를 켜주시며 그러셨답니다.
"이제 다 잘될 거예요."
눈시울이 붉어지데요.

서점에서도 네 시간여를 보냅니다.
아이들 영어책만 들여다봤네요.
설렁설렁하던 아이들 영어공부를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서려구요,
달골 아이들집이 마무리 되면 당장 미국의 브루더호프커뮤너티랑 오고갈 량이니.
아, 내년 여름의 국제워크캠프 하나도 물꼬에서 있네요.
제목 잘 써왔으니 인터넷으로 주문할 테고,
학기 공부와는 다른 작업을 9월 둘째 셋째 주에 하고 나면
넷째 주엔 가을학기가 평상의 시간대로 흐르니
'우리들의 넘의 말'도 드디어 하는 겁니다.

인사동에서 출판일로도 사람들을 만납니다.
물꼬에서 그림동화를 하나 낼 준비를 하고 있지요.
물꼬가 해온 여러 일들에 대한 출판이야기야 작년부터 꾸준히 몇 출판사랑 하고 있으나
도대체 짬이 없습니다.
얼마 전엔 굳이 손볼 것 없이 지금 있는 그대로만으로 엮어 내자는 곳도 생겼다지요.
동화는 9월에 내기로 했던 것이 제가 할 작업을 못하고 있어
일이 자꾸만 더뎌집니다.
그래도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이, 그들은 밥벌이(?)인데도,
잘 기다려주고 있다지요.
눈으로 보고 결정해야할 것을 의논하고 나니
또 금새 일어서야할 시간이 됐더라지요.

공동체에서는 포도작업이 한창입니다.
따내고 가리고 포장하고 보내고...
많답니다, 가지를 차마 솎아내지 못한 미련(?)으로
포도가 정말이지 같은 평수의 다른 밭들보다 무지무지 많답니다요.
우체국택배랑 하는 계약이 승인이 늦어
급한 대로 택배회사를 통해 먼저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물이 많아 큰 탈 없이 잘 닿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작년엔 다시 보낸 집도 더러 있었는데...
이러니 파는 이도 먹는 이도 팔팔한 포도가 나으련만,
포도즙으로 팔고 먹는 까닭을 알겠두만요.
그래도 어떻게든 생물로 많이 내보내 보려합니다.

새금강비료공사에서는 이제 사정이 좋지 않아 거름 지원이 어렵다고
어제 연락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받은 도움으로 살찌워진 농사거리를 잘 먹었지요.
대표 이익선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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