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쇠날 맑음
물꼬는 대해리문화관 개관 준비와 포도 파는 일로
다른 작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참 하던 일이 아닌지라, 아, 포도농사는 작년에도 지었군요,
도대체 가늠도 없고 손도 안 익고...
점심때 책방에서 작은 건축모임이 하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대전에서 건축 일을 줄 사람과 그 건축 일을 받을 사람들이 모였네요.
워낙에 공사가 커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물꼬의 기대대로 된다면 그들 말대로 그 공사의 이익금 가운데 일부를
달골 집짓는 일에 고스란히 들일 수 있겠다 합니다.
오후에 아이들 나라가 될 '아이골' 땅 문제로 사람들이 만났습니다.
물꼬를 돕는다고는 하나 워낙에 삶의 꼴이며 가치관이 다른,
아이골 땅을 물꼬 대신 업어보려는 어르신 한 분이 그러데요
(다른 투기업자에게 팔리지 않도록 물꼬 대신 사서 나중에 물꼬로부터 원금을 받는),
땅주인 대리인한테,
물꼬 같은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이 더 나아지지 않겠냐,
우리가 그런 사람들 도와 줘야 되지 않겠냐고.
그 말을 아주 감명 깊게, 아님 설득력 있게 하고 계십디다.
놀랬지요. 이렇게 다르게 살면서도 좋은 세상에 대한 염원은 매한가지더란 말예요.
때로 모두가 적(?)이면서 그 적 모두가 우군이기도 한 이 묘함이라니...
서울에서 김억수님이 손자랑 따님이랑 예 애들 먹을거리도 실어 내려와
공사 현장도 둘러보시고
포도도 잔뜩 사 실어가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