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물날 높은 하늘, 덮쳐온 가을

조회 수 1290 추천 수 0 2005.09.19 23:46:00

9월 7일 물날 높은 하늘, 덮쳐온 가을

어제 아침 우연히 밥상이 죽이었더랍니다.
김현덕 엄마도 할래서 한 건 아니라는데
모두 너무들 맛나다 하였지요.
그러면서, 나무날 아침의 떡국을 빼면 주욱 하니 죽이 나온다는
실상사의 아침밥 얘기도 나왔습니다.
"우리도 그래요."
이틀째 죽을 먹게 된 사연이지요.
재작년 한 때의 이 곳 아침은 늘 전주식콩나물국밥이었더랬는데
날마다 먹어도 날마다 맛있었으니 죽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 합니다.

드디어 문화관 개관날을 위한 공연 연습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작은 공연이지요.
진도아리랑을 부르자며 두어 차례 불러보는데,
우리 애들이 노래가 좀 안되거든요,
남 다 잘 아는 노래면 너무 티 나니까 덜 대중적인 소리로 가자는 게 중론이 되었답니다.
그리하야 몇 되지도 않는, 아는 판소리 가운데 좀 나은 걸 고르기로 하여
사랑가를 부르게 되었고
짧은 영어연극이 거론되다 다른 나라 말 공부하듯 하는, 만만한 손말 하나 하기로 했고,
여태 남들 앞에서 안 해본 춤 하나 추자 결정하였지요.
그런 다음 저들끼리 스스로 공부하러들 나갑디다.

국선도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하는 새 공부지요.
홍종찬샘, 이진우샘, 두 분이 들어왔습니다.
큰 행사들에 국선도시연을 다니는 분들이십니다.
영동대 국선도학과 김기영교수님이 보내주셨지요.
거울을 향해 우리가 앉았고,
한 분이 앞에서 진행을, 다른 분이 아이들 사이사이에서 자세를 잡아주시는데,
그래서 안정감이 더했다 싶습니다,
두 분 분위기도 한몫했겠고.
"앞으로 했으면 뒤로도 해주는 겁니다."
국선도에서 하는 동작을 설명하는데
채규란 놈이 얼른 맞다며 덧붙이데요.
"우리도 일할 때 그래요. 앞으로 밭 매다가 힘들 때 뒤로 하면(젖히면) 시원해요."
채규 말에 고개 주억거리는 다른 녀석들...
마치 시골의 오랜 농사꾼같이,
지들도 일하며 산다 이거지요, 그러니 안다 이겁니다.
어찌나 웃었던지,
아마 그 샘들은 모르셨을 겝니다, 제가 왜 그렇게 웃어젖혔는지.

오후,
아이들은 고래방 뒤란에서 즙 낼 포도알을 따고
무 알타리 벌레도 잡고
밭에 가서 갓도 심었지요.
어이 심었냐 물었더랍니다.
"땅 고르고 흙을 부숴 부드럽게 한 뒤..."
"조그만 호미길이 정도 살짝 그어서..."
"씨를 넣고..."
"살짝 덮고 두드리면, 씨의 3배 정도요."
"꽉꽉 두드리면 안되고..."
오늘부터 며칠 예서 머물기로 한 방문자 김정곤 아빠랑 같이 했답니다.

영동대에서 학교끼리의 자매결연건으로 잠시 만남이 있었습니다.
영어과 교수 마이클, 일어과 교수 스미코는 한 주에 한 차례 들어와서 공부도 같이 했고,
체육학과 교수 서충진님이 스포츠학과 학생들을 보내 페인트칠이며 행사주차관리도 도왔고
국선도학과 교수 김기영님은 두 수련자를 보내 아이들에게 국선도를 나눠주고 있고
일어과 교수 한중선님, 사회복지학과 교수 류숙렬님,
특수교육학과 교수 오미희님과 김영환님이며,
이미 받고 있는 도움도 컸더라지요.
그렇게 오는 손길이 더 보람 있기를 바라며
그들에게 영동대로부터 어떤 식의 지원이든 있음 좋겠다 싶은 것도 바램이었습니다.
게다 차량을 잘 쓸 수 있음 좋겠다는 당장의 필요도 해결되면 좋겠지요
(밖으로 나가는 공부가 지금 위기(?)지요, 학교 봉고차가 없어지면서).
대회협력개발부와 기획부가 업무관장 선이 어디냐고 다투느라 시간이 좀 길어졌는데,
조만간 영동대의 뜻을 정리해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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