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1도의 아침, 수행으로 열다.

 

상자 두엇 싼다.

계자 아이가 남겨놓고 간 물건,

또 계자를 밖에서 돕는 한 축에 인사를 넣다.

나눌 게 별 없는 멧골 살림, 은행 가운데 굵은 것들을 싼다.

내일 면소재지를 지나며 우체국에 들리려.

 

계자 후속 작업은 여러 가지.

나온 물건을 넣는 것도 있지만 나온 김에 닦고 다시 정리하는.

남겨진 물건들을 챙기기도.

수건이며 옷방에서 나온 마지막 빨래들을 돌리고 들이고.

관계들에서 얽힌 문제들을 결 고르기도.

아이들 일도 있지만 어른들 일도 때로 있는.

어른들 사이 일들을 개는 옷가지처럼 펴고 느는.

 

, 한 형제자매의 갈등을 당사자들과 다루다.

한 댁에서 자식의 흡연에 대해 심각해졌다.

다른 건 몰라도 흡연만큼은 범죄시하는 가정 분위기가 있었다.

얼마 전에도 한 형제의 흡연에 대해 비슷한 일이 있었기도 한데.

자매의 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게 오빠에게 발각되었는데,

아직 부모님까지는 모르고 있는 상황.

뭔가 감추는 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좋은 에너지가 아니니 서로 해방시키는 건 어떠신지?

 더구나 흡연이 범죄는 아니니 말이지요.’

그러나 그 방식(문제를 터뜨려버리는)이 정말 옳은가는 또 모를 일이다.

다행하게 그렇게 드러나게 됨으로서 금연의 계기가 되었다니

더 문제가 될 게 무언가.

아이들이(청소년)이 담배를 피우는 걸 내가 알게 될 때가 있다.

다만 건강 때문에 걱정하네. 그러니 내가 권장할 건 아니잖겠어.

 말린다고 될 것도 아니고.

 적어도 내가 담배를 사다 줄 수는 없으이.”

건강에 대해 자주 환기시켜주거나 대체제(주전부리)를 말해주거나.

자매 건은 마지막으로 그리 덧붙였다.

굳이 부모님들이 아셔야 할 것까지야...’

ㅋㅋㅋㅋ 알겠습니다. 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시 지난한 입시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스물의 청년에게 몇 자 보내기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과 정작 내가 하는 것의 차이가 분명 있음.

도전도 필요하고,

그래서 마침내 그것에 이르는 희열도 크지만,

한편 내 한계를 냉정하게 인정하는 것도 필요함.

이 생각의 바탕 위에서 길을 찾아가길 바람.

나는 그대가 괜찮은 과잠 안 입어도 그대로 사랑함.

그대의 자유로움, 당당함, 사유하는 힘을 사랑함!

나는 대배로 함께하겠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6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12
6595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006
6594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099
6593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147
6592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129
6591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465
6590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044
6589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769
6588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724
6587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194
6586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063
6585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242
6584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726
6583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845
6582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617
6581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730
658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02
6579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07
6578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48
6577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198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