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나무날. 흐림

조회 수 432 추천 수 0 2020.01.14 11:46:14


 

오늘은 그예 타일을 붙이겠다.

밤새 등을 좀 앓았는데,

감기라도 오려나 목도 뻐근하고 머리도 지끈하다.

오늘 타일을 붙이고 장렬히 쓰러지겠다는 의지로!

실리콘 마감까지는 못해도

타일본드로 붙이고 줄눈시멘트로 메지(전문용어 나왔다!) 작업까지 하기로.

스토브 상판은 1.2mm 줄눈 간격끼우개를 썼더랬다.

아무래도 사이가 좁다.

그래서 싱크대와 세면대 간격은 눈대중으로 조금 넓게.

깔아보았을 때는 종이박스를 눈금자처럼 잘라 썼지만

본드를 칠한 위에 놓고 밀기에는 그것이 적당한 자가 아니었네.

하여 의자를 놓고 위에서 전체로 보면서 눈대중으로 줄눈 간격을 맞추다.

뭐 그게 꼭 딱딱 맞아떨어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타일을 서로 붙여버릴까 하다 줄눈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참았네.

타일이 팽창 수축할 수 있으므로 깨지거나 금이가는 걸 방지하는.

 

재료들을 챙기는 것만 하루,

늘여놓으며 하루,

재단하며 하루,

그리고 오늘이 되었다.

하루 한두 시간씩 쓰던 시간을 오늘은 종일 해보기로.

타일을 붙이려는 곳은

사이집 안 부엌과 욕실에 상판이 세 판이다; 싱크대, 스토브, 세면대

 

어깨가 뻐근.

뻑뻑한데 움직여서 더 뻐근.

역시 해보면 쉽지 않고(생각 못했던 변수들이 생기고),

그러나 또 할 만해지는.

 

삶에 뭐 그리 생각할 게 많더냐.

그냥 하루치의 삶 앞에 그 하루치를 사는.

그건 희망이 없다는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별 기대가 없다는 것도 아닌,

좌절도 아닌, 허망도 아닌, 그저 담담하게 관조하는 느낌의.

오늘은 종일 사이집에서 타일을 붙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6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04
6595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1993
6594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080
6593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134
6592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116
6591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453
6590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034
6589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761
6588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721
6587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176
6586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050
6585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231
6584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722
6583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839
6582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608
6581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724
658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489
6579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02
6578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43
6577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197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