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났다.

오전 동안 멧골을 말려준 해는 다시 구름에 가렸다.

일하기는 좋았다.

멀리서 댓 차례의 천둥, 두어 차례의 번개.

가평에서는 인명피해까지 있다 했고,

충북 북부지역은 복구할 겨를도 없이 폭우 피해가 크다는 소식이다.

 

해건지기.

그렇다. 물꼬에서는 그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나는 물꼬로 돌아온 것이다.

아침뜨락도 걷는다. 사실 걷기명상으로서보다 상황을 살피는 목적이 더 큰.

감나무 아래 오죽 몇 그루,

어느새 키 큰 풀들에 묻혀있네.

일하려고 들었던 걸음은 아니라 맨손.

그래도 뽑을 만치 풀을 뽑았더랬네.

 

오전엔 계자 관련 연락과 안에서 챙길 일들로 움직이고

고민하던 166계자의 새끼일꾼을 결정하는 메일을 보내다.

물꼬의 자랑스러운 이름자 새끼일꾼들,

귀한 방학을 이 거친 물꼬에 손발 보태며 보내겠다 하여

언제나처럼 놀랍고 고맙지만

이번 일정은 새끼일꾼들 없이 진행하기로 하였다는.

아이들도 적은 계자에 샘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꽉 채우기도 했고,

새끼일꾼 준비과정이기도 한 청계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혹 서운한 마음이 오래 갈까 하여,

그래서 이곳으로 다시 오는 걸음이 쉽지 않을까 하여 염려된다 전하고,

코로나19로 더욱 계자 규모가 준 이번 상황을 헤아려달라 했다.

물꼬는 계속 이곳에 있습니다.

우리 다시 만나기를, 꼭 만나기를.”

 

방학에도 제도학교의 학기가 끝나지 않아

근무가 계속되기도 하는 셈.

필요한 일들 문자들이 들어온다. 어제도 오늘도.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그래봐야 아침에 오는 문자를 밤에야 들여다보지만) 처리하는 중.

지체하면 물꼬 계자 일들에 그만 묻혀버릴 수 있을.

 

822일 김포 책방 강연 관련 띄워진 소식이 오다.

sns를 하지 않으니 따로들 그리 소식을 전해온.

작년에 낸 책의 북토크를 김포의 한 동네서점에서 낮 1시에 하기로 한.

“‘자유학교 물꼬옥영경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북토크

-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물꼬의 인연들이 많기도 하지.

김포에는 아리샘이 산다.

서울역까지 그가 나와 낮밥을 대접하고 서점으로 같이 가 강연 듣겠다고.

바로 이어 출판기획자가 거기까지 와서 서울역으로 다시 이동,

공저자가 될 이와 만나기로.

기획모임이 끝나는 대로 하행 기차를 타기.

올해의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오늘 교보문고 인천점 매대에 깔린 사진이 오다.

곳곳에서 물꼬 일들이 움직여지고 있음~

 

'아침뜨()'의 측백나무 분양 중간보고도 하다, 누리집에.

측백은 이 큰비에도 무사하다고, 심지어 실하다고.

133그루의 분양 계획은 코로나19와 함께 100그루에서 멈춘.

물꼬 30주년 기념이기도 했던.

분양한 값은 명상처를 만드는 데 쓸 계획이다.

미분양 33그루를 이어 분양한다는 소식을 전하다.

어디 내 나무 한 그루 자라고 있는 거 참 좋다 싶은.

그게 괜찮은 공간이라면 더 좋은 일일 것.

 

달골 오르는 길, 계곡 지나는 다리를 막 건너면

땅이 꺼직고 제법 크고 길게 갈라지는 틈이 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벌써 다르기를 계속.

민원을 넣었더랬다, 한 주 전.

접수가 되었다는 연락이 있었고,

오늘 어떻게 보수를 할 것인지 알려오다.

이장님께 전하나, 면을 찾아가나, 군을 가나,

여러 생각이 있을 때 모두들 그랬다, 민원이 제일 빠르다고.

, 그렇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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