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7.나무날. 맑음

조회 수 364 추천 수 0 2021.01.14 23:50:44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현판이 왔다.

청소년 자원봉사

 봉사활동터전

 자유학교 물꼬

그런 문구.

교문 기둥 하나에 붙이고 피스로 박았다.

 

문자를 하나 받을 일이 있었다.

0530분에 집을 나서던 가장 하나가 물꼬에 전할 소식이 있었던.

이 겨울 그 시간에 나서는, 그렇다고 퇴근이 이른 것도 아닌 당신의 일.

-식구들 입이 무섭군요!

밥벌이가 무섭다.

먹어야 살지. 밥을 버는 일이 장하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장하다.

 

물꼬가 하는 역할 가운데 아이들 배치문제를 돕는 일도 크다.

미국에 사는 한 아이의 배치 문제를 이틀째 논의.

아이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네.

부모를 통해 듣는 이야기는 한계가 많다.

그래서도 늘 아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그 아이는 누구인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말이다.

현재로서는 엄마와, 10학년 아이가 한국으로 돌아와 홀로 지낼 방안을 연구 중.

학교 배치가 우선일 테고, 맨 먼저 행보는 엄마가 한 기숙 대안학교와 논의 중.

한편 그 아이가 한국에서 붕 뜨지 않고 거점이 될 곳이 필요할 게다.

치료와 진로탐색이 주를 이루는 물꼬에서의 위탁교육도 고려해보고.

현재 공립이든 대안학교든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게 중요하다하니

시골의 한 공립학교를 또한 제안.

하여 엄마의 다음 단계 걸음으로 제도학교 쪽과도 연락 중.

 

남도에서 반찬꾸러미가 왔다;

코다리찜, 고추지무침, 오징어채무침, 젓갈, 멸치볶음, 마른 미역, , 파해무침, 떡국 떡, ...

김장을 도와주러 왔던 집안 어르신이

고맙다고 드린 봉투에 또 답례로 그리 챙겨 보내신.

언제나 가는 것보다 오는 게 많은 물꼬 살림이다.

한동안 편할 상차림이겠다.

 

제습이 가습이 사료를 들였다.

사람 먹는 걸로 병이 쉬 난다하기 그렇게 키우기로 작정했던.

농협에서 두 가지를 팔고 있었다.

가격차가 제법 났다. 영양차이라고 했다.

좋은 걸로 샀다. 다른 데서 덜 쓰지. 물꼬의 수문장들, 그들 역할에 그 정도의 보상이야...

장을 볼 때면 먹을거리에 그런 차이들이 나는 게 서글퍼질 때 있다.

때깔 문제가 아니라 영양 문제라니.(한편 과다 영양도 또 있겠지.)

사회적 약자는 건강에 위협까지 받는.

적어도 밥과 치료는 기본복지에서 출발해야한다!

 

습이들이 산책을 한다.

가습이는 농산물집하장 앞 삼거리에서 더는 나가지 않으려하고,

제습이는 물꼬 뒷마을 댓마 삼거리를 더는 안 가려 한다.

아이들을 들여다보듯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가 엿본다.

뭘까, 저 한계선은?

가습이는 제습이랑 싸우고 호되게 당한 뒤 좀 위축되긴 했으나

여전히 천방지축이고 호기심이 많고,

제습이는 지긋한 곰 같은, 제 선이 명확한 성질이 있다.

가습이는 사교적인 반면 제습이는 곁을 잘 주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많은 게 멈추었다 한다.

물꼬의 일정들도 그렇지 아니한가 물어들 온다.

물꼬는 한해살이에서 공지한 것 외에도

아주 작은 단위로 일정들을 꾸려가고 가고 있다.

그 일정은 수행도 있고 작은 공부모임이기도 하고

몇의 여행이기도 하며 단순히 쉼을 위함이기도 하고

코로나19 시절의 피로감을 풀기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걷고 읽고 수행하고 쉬고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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