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조회 수 281 추천 수 0 2022.07.08 23:52:21


요새 곤줄박이 한 마리랑 산다.

현관 안 처마 쪽으로 집을 지은 곤줄박이.

이맘 때(조금 늦었네) 밥그릇 같은 둥지를 짓고 대여섯 개의 알을 낳는 그네.

사람이 드나들 때면 퍼더덕 날아 멀리 갔다가 돌아온다.

현관문을 열면 그네 집에서 또랑또랑 눈을 굴리는 그가 보인다.

둥지에 푹 묻혔다 고개를 길게 뺀.

살짝 사진을 찍으려 손전화를 드니

겁먹고 달아나버리는 곤줄박이.

그가 편하도록 더 조용히 드나들고 있다.

 

저녁답에야 아침뜨락으로 들어갔다.

전지가위를 챙겼다. 아고라 위 측백이며 아가미길 키낮은 광나무의

말랐거나 걸리는 가지들을 자르다.

옴자의 반달 지대에 있는 원추리와 수레국화 사이의 키 큰 풀들도 뽑아냈다,

논에서 피뽑듯이.

 

또 아욱국!

여기 밥상이 그렇다.

때마다 나오는 걸로 집중적으로 먹는.

오늘은 상추도 뜯어왔다. 갈치속젓과 쌈을 같이 놓았더니

고추와 함께 아주 맛나게 쌈들을 싸먹었다.

남도 집안어르신이 어제 보내온 꾸러미에 고추도 들어있었던 거라.

 

아침저녁 물을 준다고 습이들 산책을 통 시켜주지 못하는데,

그나마 기락샘이 들어오면 그들을 챙긴다.

제습이와 가습이가 똥 치워주고 산책 시켜주는 기락샘을 제일 좋아한다.

, 밥 주는 학교아저씨도 그렇겠네.

나는 가끔 간식 주는 걸로 요새 환심을 산다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96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471
6595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466
6594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455
6593 새 노트북컴퓨터가 생기다 옥영경 2003-12-10 2440
659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421
6591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16
6590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398
6589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368
6588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364
6587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345
6586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337
6585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330
6584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319
6583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307
6582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02
6581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277
6580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254
6579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225
6578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219
6577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21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