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 9.달날. 맑음

조회 수 437 추천 수 0 2020.01.13 03:20:47


 

서리가 눈처럼 내린 이른 아침,

사이집 현관문은 열리지 않고 있었다.

꽝꽝 언 문.

!

열리면서 얼음들이 투두두두두 떨어졌다.

오늘은 수행 차례를 바꾸어보다.

습이들 밥을 주고 같이 아침뜨락을 걷고

그리고 안에서 수행을 이어간다.

나는 그저 기복신앙처럼 기도한다.

다가오는 계자를 위해, 떠오른 이들의 안녕을 위해, 낸 책을 위해, 낼 책을 위해, 그쯤.

 

해가 나자 봄날 같은.

날이 푹하다는 의미에서,

마음도 봄이라는 뜻에서,

좋은 시절이라는 까닭에서(뭘 더 바랄 게 있다고!)!

 

타일절단기를 아직 돌려주지 않길 잘했네.

사이집에 만든 싱크대와 조리대 위에 타일을 깔려,

그래서 타일을 깔아보고 자를 부분들을 그었는데,

아차, 아직 남았던 상판이 있는 걸 보았던 거라.

놓쳤던 부분까지 다시 챙겨 이제 타일은 다 준비되었다.

 

오늘은 멸치젓을 달이자고 한 날이기도.

물 한 바가지 부어서 푹푹 끓였다,

말갛게 내리는 중.

바구니에 천을 깔고 받치는. 거름망인.

하룻밤은 꼬박 내려야 할 것이다.

가마솥방 가득 채운 멸장 달이는 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6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1946
6595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1940
6594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027
6593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078
6592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059
6591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399
6590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1969
6589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724
6588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681
6587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121
6586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1996
6585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184
6584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681
6583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805
6582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568
6581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682
658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466
6579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277
6578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32
6577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195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