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불날 비 오락가락

조회 수 1100 추천 수 0 2005.07.08 17:29:00

6월 28일 불날 비 오락가락

늘 시간이 짧다 원성이 자자한 셈놀이를
오늘은 손풀기(앞공부)도 안하고 시작했습니다.
큰 숫자를 다룰 수 있는 통장놀이였지요.

고래방이 공사 가운데 있으니
검도도 배움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운동장에서 해도 좋을 걸 비가 저 먼저 운동장을 차지했지요.
교무실이 바빠 같이 못하고 건너와 있는데,
어찌나 웃고 떠들고 있던지 들여다봤지요.
떨어지는 법이며 내리치는 상대의 죽도 피하기를 하고 있습디다.
잽싸데요.

배움방 뒷벽이 온통 포도밭입니다.
한국화에서 포도나무가지를 쳤거든요,
샘이 붓을 더 많이 움직이시긴 했습니다만.
들쑥날쑥 좌악 지들이 붙여놓았는데,
풍성하고도 풍성합니다.
그림이 이런 환한 세상을 만들기도 하겠구나,
이런 기쁨이기도 하겠구나 싶데요.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장구치고 십자수 놓고,
어른들은 조릿대집 떨어진 살구도 줍고 달골 고추도 따내렸지요.

아, 밤 10시
매곡의 고폭탄 대책위원회의 집행부 식구들이 올라와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돌아갔습니다.
좀 더 대대적인 연대의 틀을 짜려 합니다.

물꼬와 오래 인연이 닿아있던 광주의 성빈여사에 머물고 있던 희정샘과 상범샘이
급히 학교로 잠시 들어왔습니다.
쌓인 교무실일이야 내년에 들어와서 해도 그리 무릴 것도 아니나
고래방 공사는 넘의 돈으로 하는 일인지라 달라는 서류들이 여간만 해야지요.
연구년을 잘 쓸 수 있도록 공동체가 잘 배려할 수 있어야 했지만
강은주샘이 워낙에 바삐 떠난 걸음 뒤라 손이 더욱 필요했네요.
상범샘은
고래방(대해리문화관) 여는 공연이 끝나는 9월 말께까진 사무실을 지켜얄 것 같고,
희정샘은 잠시 교무실일을 지원하다
7월 19일부터 한 공동체의 캠프를 돕는 일로 길을 다시 잡기로 하였습니다.
남은 연구년 1년을 잘 채울 수 있도록 공동체 다른 식구들도 애쓰려 하지요.
다른 살림들보며 다닌 얘기가 밤이 지나고 먼동이 트고도 못다 나왔습니다.
넉 달이 참 긴 날이데요.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았지만,
학교에 대해서는 물꼬라는 기준치가 있다 보니 눈이 높습디다(?).
"물꼬는 진짜 애들 좋아하잖아요..."
대안학교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 학교의 샘들에 대해 적이 마뜩찮아도 합디다.
그래요, 여기, 아이들 참 사랑하는 곳이지요.
"수업을 계속 들어갔는데 밋밋하데요, 하물며 대안학교라는데."
한 학교에선 수업을 집중적으로 보며 물꼬 교실을 생각했다데요.
"참 어설프더라..."
오랜 준비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한 학교에선 실망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도 부모들이 열광하는 것 보며 이게 지방차이인지 부모의 의식차이인지..."
어떤 곳은 정작 학교보다 학교를 둘러친 다른 여건들이 명성의 실체더라지요.
그것도 그 학교의 복일 텝니다.
그러면서 남은 연구년에 대한 방향도 잡으셨네요.
"많이도 말고 딱 두어 곳, 공동체도 말고, 학교를 봤으면..."
이곳을 다녀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때론 환희가, 더러는 실망이 오가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물꼬에 대한 더 깊은 자긍심을 가지고 오신 듯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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