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불날 흐림

조회 수 1100 추천 수 0 2005.07.16 03:37:00

7월 5일 불날 흐림

얼마 전 고래방에서 춤을 추던 날이었는데
연장선 플러그가 없어 도형이가 심부름을 갔겠지요.
"없는데요..."
서너 차례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심부름을 가면 함흥차사이거나 빈손으로 돌아오는,
뭐 더러 다른 녀석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청소기에 붙어있을 수 있겠다. 거기 없더라도 될 수 있도록 해보자."
요즘 심부름을 보내면서 하는 얘기 방식이지요,
어떤 식으로든 임무를 수행해 봐라는.
도형이는 연장선이 있을 법한 곳으로 돌아다녔겠습니다.
들고 왔데요.
결국 여러 단계를 거쳐 교무실에서 갖고 왔다는데
다 쓴 뒤 마지막 가져다두는 것까지 일러둡니다.
교무실 어딘가 던져두었을 확률도 크지요.
그런데 그 연장선이 제 자리에 가 있고
거기 꽂혀있던 플러그 모두 역시 있던 자리에 돌아가 있는 걸 보며
한동안 '의도한 심부름'이 가져다준 선물에 고마웠고 기뻤습니다.
요새도 학교에서 그러나요,
숙제 가운데 그런게 있었어요, 심부름하고 오기.
왜 그 시절 그게 숙제였을까를 생각해보았고
그리고, 고마’n습니다, 그 때의 샘들한테.
물론 어른 일 아이 일이 나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어떤 형태의 공동체든(가정도) 각 구성원이 공동체를 위해 수행해야할 일들이 있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구두 닦아주고 얼마, 설거지 하고 얼마,
그렇게 받는 용돈에 반대합니다.
새삼스레 심부름이 얼마나 훌륭한 공부과정인가를 짚어봤네요.

셈놀이 한 판 신명나게 하고
수련을 그리기 시작한 한국화 시간이었습니다.
채은이가 아파 곁에서 누워있다
한국화는 손을 대고프다고 일어섰지요.
어제 비 맞으며 봉지 싸서 그런 모양입니다.
워낙에 면역력이 약하기도 하고.
그래도 이제 열이 나는 정도에는 거뜬한 그라지요.
사나흘도 넘게 가던 열이 이즈음엔 하룻밤 이틀이면 자리 터니까요.
아이들은 오늘도 포도봉지를 쌌고
그 끝에 축구하느라 운동장에 풀날 새가 없게 했지요.

방문자 모임이 어른모임 전에 있었습니다.
6월 20일 달날부터 머물고 있는 은순샘과
6월 27일 계자 끝낸 뒤 서울 잠시 다녀와서 30일부터 머물고 있는 선진샘과 같이.
공동체에 지내면서 든 생각,
궁금한 것들,
앞으로의 계획들을 들었지요.

어른 모임이 끝나고 참으로 오랜만에(이번 학기 들어 첨 아닌가?) 곡주 한 잔 했습니다.
희정샘 상범샘이 잠시라도 들어왔고
빈자리를 메우며 고생한 삼촌 김경훈님도 위로한답시고.
더 어려웠을 김애자님 모남순님은 일찍 자리 털고 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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