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달날 비 억수로

조회 수 1106 추천 수 0 2005.07.20 12:05:00

7월 11일 달날 비 억수로

독서량이라...
지난 한 해 도대체 다섯 손가락도 꼽지 못할 걸요, 제 읽은 책이.
예년 같으면 십분의 일도 안되는 양일 테지요.
문학서? 그건 아예 구경한 지 오래입니다.
게다 신문도 서너 달에 한 차례 정도 보지,
그렇다고 텔레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읽는 정보는 거의 전무하고...
그렇게 드문 가운데 지난 겨울 소박한 책 하나 만났더라지요.
'달팽이'라는 신뢰할 만한 출판사여서 더 선뜻 손에 쥐었겠습니다.
<즐거운 불편>.
들머리를 읽다가 눈이 오래 머문 곳이 있었지요.
용모와 학력이나 부모님의 부와 명예 같은
사회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속성을 포함한 능력을 높이 사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지만
우리들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작은 수에 불과하지 않느냐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능력을 잃을 때 존재가치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거지요.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의 평가에만 모든 것을 걸고 살다보면,
당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러게요,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은 일이 아니며, 또한 세상의 평가도 아니다.
당신 자신의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해줄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들고,
그들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고 피아노를 잘치고 축구를 잘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존재가치여서는 아니 되겠지요.
우리는 우리가 이미 '있음'으로 '존재'하고 있지 아니하냔 말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열둘의 아이들이 피아노 '밥상머리공연'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가마솥방 구석에 피아노를 올린 작은 무대가
드디어 제 구실을 하게 된 게지요.
그리하라 이른 것도 아닌데
오늘 아침은 령이가 피아노를 치고 하늘이가 곁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저들끼리 짝을 찾고 엮고 그러네요.

계절자유학교를 오가는 영빈이와 지수의 어머니 김소연님이
나흘 일정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영빈이는 한 대안학교에 원서를 넣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잘 되면 좋겠지요.
그래서 그가 한껏 자신의 것들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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