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나무날 맑음

조회 수 1237 추천 수 0 2005.07.20 12:11:00

7월 14일 나무날 맑음

간밤 광주로 달려가 사람 하나 만나고 왔지요,
전국교사풍물연합의 대부 가운데 한 분이신 이동철샘.
8월 첫 번째 계자에서 이틀(나무날, 쇠날)을
풍물 중급반을 교사 여름전수에서 가르친다는 샘의 아내랑 오셔서
특강 해주신다셨지요,
두 분 다 먼 학교에 계시니 상설 아이들을 위한 특강은 어렵겠지만.
"80대를 함께 살아낸 사람들은 물꼬 같은 공간에 늘 빚이 있지요..."
샘이 주관하는 전수에서
8월 한 주쯤 짬을 내 곁에서 전체 진행과정도 지켜보기로 하였답니다.

오전에 광주에서 달려올 동안
아이들끼리 '물이랑'시간을 보냈습니다.
학기 갈무리 중이지요.
"처음엔 따로 따로 놀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화이팅을 한 번 외치고 마음을 모은 뒤에 잘 됐어요.
열둘이 다 같이 둘러앉아서 완성했어요."
얼굴 보자 것부터 보고합니다.
"어디 보자."
눈깜짝할 새 지나가버리는, 너무 집약적(?)인 게 못내 아쉽긴 했습니다만.
훌륭한 아이들입니다.
어떻게들 의견을 모아냈을지 짐작하며
서로에게 툴툴대기 일쑤인 이네들의 인내를 칭찬하였지요.
'물이랑'의 마지막 시간을 위해 오전,
김경훈님은 대전 수자원공사에서 '물 사진전'했던 자료를 실어오셨더랍니다.

대해리 마을 뒤 언덕배기에 보물 같은 저수지 하나 있지요,
우리들의 아이스링크고 우리들의 명상지이며
우리들의 무엇이고 우리들의 어떤 것인.
수영도 못할 것 없지요.
그런데 떠야 집어넣든지 말든지 하지요, 우리 아이들.
누구는 수영을 잘한다고는 하는데
물에 들어가서 확인해봐야지, 믿을 만한 정보 같아야 말이지요.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헤엄을 익힐 기회를 보고 있었더랍니다.

6월 찔레꽃방학에 엄마 따라 실내수영장 가보고
늘 다시 가고팠던 류옥하다를 쇠날마다 데려가고 있었더랍니다.
아, 저요, 무릎 물리치료하러 가지요.
저(자기) 혼자, 혹은 저랑 유아풀장에서 철퍼덕거리는 것만으로
류옥하다는 온 세상을 다 얻었습니다.
학교의 다른 아이들은
방학 때도 대해리를 떠나기 힘든 류옥하다가
학기 가운데 그러도록 이해하면서도
쇠날 나서는 차 뒤편에서 가고 싶다 가고 싶다 하였더라지요.
"좀만 기다려, 길을 만들테니까."

광주로부터 열심히 달려와 학교에 닿자마다 십 분을 못 앉아 있고
김경훈님이랑 다시 아이들 싣고 수영장으로 좇아갔습니다.
아이들은 어제부터 온 학교가 들썩하도록 떠들어댔다지요.
해니도 상촌 초등을 조퇴하고 수영장으로 같이 갔더랍니다.
낮 2시, 한 시간 동안 강사의 수영강습이 있었고,
두어 시간을 더 첨벙거리며 수영장을 아주 점하고 놀았지요.
"샘, 저도요!"
자유형 배영에 몸 띄우기를 돕는데
아이들이 줄을 섰습니다.
"이런, 되게 무겁잖아."
둥둥 떠다니는 저네 못지 않게 팔 아프다 쫑쫑대면서도 신이 났더라지요.
"가을 학기에 올께요."
김천수영연맹 회장 이순기님과 김천실내수영장 운영부장 림동진님이 마음 내줘
이렇게 한 차례 구경 잘하고
가을학기가 되면 주에 한차례씩 수영강습을 받기로 하였답니다.
고맙습니다!
참, 이순기님은 버섯농사도 짓는다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상품으로 내기는 뭣한 버섯들 거둬 멕여주신다지요.

김애자님은 고래방 공사 일꾼들 밥이랑 참을 날마다 챙기고
물꼬 가마솥방도 지켜주고 계십니다.
교무실에선
보험금 산정을 위해 증빙서류들 보내고 교육청에 공문도 보내고,
포도패들(모남순님 이은순님 장선진님 김소연님)은
드디어 포도봉지 다 싸냈다고 상촌 조은희님 댁에 마실도 다녀들 오셨네요.

"아무래도 상범생 연수가 있는 두 번째(여름) 계자에 붙는 게 낫겠다."
남자어른 품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면 좋겠노라
광주의 형길샘한테 전화넣었더라지요,
여름일정 내내 하진 못하고 어느 쪽이면 물꼬가 원하는 한 일정을 먼저 정해놓고
자신의 움직임을 결정하겠다던 형길샘이었으니까.
돕는다, 그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때'라는 게 먼저 가진 조건이겠으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요구되는 일을 하는 거 아니던가요.
짬짬이 시간 내서 하는 것도 마음을 내는 큰일이겠지만
정말 '그곳'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 있는 '그 시간'에 있어야 도움이 되지 않을지요.
더러 그렇게 싸우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할 때 당신은 어딨었어?"
고마운 형길샘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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