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달날 흐릿, 그리고 무지 더운

조회 수 1362 추천 수 0 2005.07.22 03:27:00

7월 18일 달날 흐릿, 그리고 무지 더운

논이 걱정입니다.
안자랍니다, 벼요.
거름기가 모자라는 게 젤 큰 까닭이겠다 싶지요.
상주의 유기농 논농사 선배 김하동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상범샘이 사진도 찍어보냈지요.
"물비구미래요. 그래서..."
이런저런 대책들을 들은 상범샘이 밥을 먹으며 모두에게 전하고 있었더이다.
"잎에 보면 빠알갛게 붙은 것들이 엄청 많은데 그게 물비구미라고..."
"엥?"
애고 어른이고 모두 이구동성 되물었지요.
"그거요..."
상범샘 희정샘 역시 우렁이 농법하는 걸 처음 봐서(넉 달이나 예 없었잖아요)
선홍색 예쁜 우렁이 알을 병충이라고 본 걸 아이들이 바로 잡아 주데요.
결국 저체중증(?)으로 까닭은 모아져
영양을 어떻게 보충해줄까 방법을 궁리하고 있답니다.
복날 개를 잡아 줄 수도 없고...

우리가 어찌 어찌 하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잘도 자랍니다!
많이 소홀했던 5월 앞뒤가 있었지요.
예서 흔지 않은 스트레스란 것도 엄청 받고 일 땜에 잠 못자기까지 해서
아이 하나 읍내 나가던 날 같이 피부과를 가야할 만치 얼굴이 난리가 아니었지요,
도로공사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걸 만회하는, 뜨거운 7월이네요!
어찌나 바뿐지요.
오전 세 시간을 꽉꽉 쓰고도 모자라 점심시간을 잘라 먹고
일 시간까지 당겨씁니다.
신명을 내고,
그 신명이 신명을 밀면서 아이들 속에서 신이 더 더욱 불어난,
저들도(자기들도) 열정에 답해주며,
너무나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지요.
저 아름다운 아이들이 도대체 어디서 왔답니까.

오달지게도 놀아대면서 주말숙제들은 언제 다했는지
시도 외고 피아노도 연습하고 구구단도 읊고 공책정리까지
빠진 아이 없이 다 해놓았습니다.
'우리말 우리글'에서 제(자기) 시들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날은 덥지요,
애들도 덩달아 더 부산하지요,
딴에는 심혈들을 기울이느라 샘, 샘 불러대지요,
학기 마지막 시간이니 미룰 것 없다 못박았지요,
어, 그런데 채규가 안보이네요.
제 눈이 미치지 않는 텔레비전 뒤편에서 책을 읽다 불려나온 채규,
배움방 공책이 없어 그런답니다.
더워 죽겠는데,속 터진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예린이부터 벌떡 일어나 채규 앞세우고 공책을 찾아 나서고
버젓한 시 하나 실린 공책을 잘도 찾아낸 뒤
곁에 붙잡아 앉혀두고 글씨 쓰는 것도, 그림도 챙겨줍니다.
혜연이랑 나현이들은 늦은 도형이랑 지용이를 돕고 있었지요.

색놀이 역시 하고 있던 십자수 마무리 한다고
희정샘까지 도움꾼으로 불려들어왔습니다.
마칠 즈음 학교 밖을 나가며 희정샘한테
손도 못대고 있는 채규를 부탁해놓았는데,
어찌 되었을지요...

김규철님네 식구들이 '시찰'을 끝내고 돌아갔습니다.
"손발이 어찌나 잘 맞는지..."
또 오시라 해야 한다는 김경훈님 주장입니다.
워낙에 일을 두루두루 해본 분이라 일 가늠을 다 하시더라지요.
사흘, 일 무지무지 하셨네요.
'해결사'였지요.
고래방 뒤쪽 닭장네에서 심한 냄새를 풍긴지 오랜데
장마도 끝났고 이제 칠 때 되지 않았나 하던 참,
닭똥들이며 다 걷어내고 왕겨를 다시 까셨답니다.
일을 처음 맡은 이가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다음 사람이 고생하기 마련이지요.
들어오는 물은 있는데 나가는 물 틈은 없는 '작은 씻는 곳'이
다시 가르쳐준 진리입니다, 마치 반생태적인 오늘날 지구 위의 삶처럼.
수도는 뺐는데 배수관이 없어
늘 물을 닦아내거나 쓰레받기로 퍼내야 했던 것을 해결하신 게지요,
타일을 깨고 배수관 묻고 다시 타일 붙이고.
불빛에 벌레들 날아들어 세면대에 쫘악 즐비하게 늘어서서 일손을 붙잡아 매던,
작은 씻는 곳 틈새들도 우레탄품을 쏘아 다 메우셨답니다.
것만이 아니었지요.
고래방과 목공실 공사현장에서 나온 나무들을 쪼개
조릿대집 땔감으로 쌓아두기까지,
떠나기 직전엔 마지막으로 달골 포도밭도 함 둘러보고 가셨답니다.
고마움 큰 줄 아시겠지요...
친하게 지내야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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