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물날 비 오다가다

조회 수 1318 추천 수 0 2005.07.08 17:31:00

6월 29일 물날 비 오다가다

상범샘 희정샘이 보낸 넉달의 바깥세상 얘기를 듣느라
세상에, 새벽 6시에 사무실에 쭈그리고 잠시 잠들이 들었더랍니다.
"30분 눈 붙이고 어른모임 가자."
웬걸요, 내리 두어 시간을 더 자버린 게지요.
그래서 아침 10시,
어른들이 비로소 책방에서 일 배치를 위해 임시모임을 가졌더라지요.
삼촌, 김경훈님, 모남순님, 안은희님, 김애자님, 상범샘, 희정샘이랑.
아이들이야 물날이면 하는 자기 연구들을 하고 있었지요.

오후,
여자들은 마늘을 캐고
남자들은 논에서 피를 뽑았답니다.
"마늘이 작년의 두 배예요!"
지들도 짓는 농사라고 수확물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아는 체를 합디다.

황간에서 수봉재 너머 상주 정양리 다녀왔습니다,
삼촌과 김경훈님 모시고.
작년에 처음 포도농사 지으며도 두어 차례 조언을 구했더라지요.
상주래서 저어기 괴산 옆 입석마을만 생각해 2시간 가까이 가야는 줄로만 알았는데
웬걸요, 30여분이면 되더라니까요.
농약대신 쓰는 석회보르도 만드는 법도 잘 전해 듣고
유기농 포도농사에 대해 주신 여럿 길잡이 말씀도 담아왔지요.
앞으로도 향유네집(박종관님) 도움이 크지 싶습니다,
특히 포도가공에 대한.

옥천의 논두렁 최윤영님과 그 모임 분들이 또 오셨네요.
그 모임에서 도움을 나누는 시설에 고기를 들여보내주시며
물꼬도 생각이 났다고.
"여기는 고기 잘 안먹지요?"
고기를 가능한 먹지 않으려는 걸 이해하시면서도
한번쯤 먹어줘도 된다며 한 아름 실어오셨습니다.
이곳의 살구쨈을 쬐끔 드렸습니다.
우리도 나눌 게 있어서 기뻤더라지요.

새끼토끼가 죽었습니다.
이웃 윤상문 아저씨네서 얼마 전 아이들 키워보라고 건네주신 거지요.
너무 어려 키울 자신이 없다고 거절도 했는데
아저씨네도 짐만 되는 모양이라 굳이 예다 맡기셨더랬습니다.
아이들은 토끼를 묻고 편편한 돌 위에 살구를 차려놓고 저 세상으로 잘 가라 하였지요.
"샘, 그런데 **샘한테는 비밀이예요."
"왜?"
"잘 간수 못했다고 혼날까봐."
그게 비밀로 해야 할 일이라는데 어리둥절했고,
이곳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아서 조금 놀랬습니다.
어른들의 말법에서 아이들에 대한 억압이 들어있지는 않았나
잘 얘기해봐야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16 7월 10일 해날 흐림 옥영경 2005-07-20 1167
615 7월 9-10일, 밥알 모임 옥영경 2005-07-20 1037
614 물꼬가 병원을 기피(?)한다고 알려진 까닭 옥영경 2005-07-16 1210
613 7월 9일 흙날 비, 비 옥영경 2005-07-16 1207
612 7월 8일 쇠날 갬 옥영경 2005-07-16 1129
611 7월 7일 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5-07-16 1069
610 7월 6일 물날 장마 가운데 볕 옥영경 2005-07-16 1172
609 7월 5일 불날 흐림 옥영경 2005-07-16 1101
608 7월 4일 달날 끝없이 비 옥영경 2005-07-13 1205
607 7월 3일 해날 자꾸 비 옥영경 2005-07-13 1042
606 7월 2일 흙날 또 비 옥영경 2005-07-13 1089
605 7월 1일 쇠날 비 옥영경 2005-07-13 1053
604 6월 30일 나무날 갬 옥영경 2005-07-08 1149
» 6월 29일 물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05-07-08 1318
602 6월 28일 불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7-08 1102
601 6월 27일 달날 비 옥영경 2005-07-08 1151
600 계자 104 닫는 날, 6월 26일 해날 꾸물꾸물 옥영경 2005-07-08 1194
599 계자 104 이틀째, 6월 25일 흙날 덥기도 덥네요 옥영경 2005-07-08 1323
598 계자 104 여는 날, 6월 24일 쇠날 더운 여름 하루 옥영경 2005-07-08 1331
597 6월 23일 나무날 선들대는 바람에 숨통 턴 옥영경 2005-06-26 16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