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나무날 까부룩대는 하늘

조회 수 1170 추천 수 0 2005.06.19 00:41:00

6월 16일 나무날 까부룩대는 하늘

강물은 흘러 흘러 바다에 이르렀지요.
이 땅 강만 그렇겠는지요,
세계 지도위를 헤엄칩니다.
'물이랑'시간에 말입니다.
양쯔강과 나일, 아마존을 따라가 보았지요.
그리스로마신화도 들먹이고, 세계사 또한 아니 다룰 수 없지요.
선배가 구해주었던 수자원공사의 자료가 아주 요긴합니다.
오래 돼서 새 판을 사무실에서 다시 구하긴 했습니다만.
물꼬로 봐서야 학습교재의 가난함 짐작 못할 게 아니지요.
허나 이렇게 두루두루 널린 귀한 자료를 바로 사람을 통해 얻습니다.
그러니 이 아이들을 키우는 게 마을 열둘만이 아닌 게지요.

손말도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들로 하니 재미가 더하지요.
은주샘은, 어설프게 어찌어찌 해나가는 제가 아니라 '전문가'거든요.

"호떡 먹고 싶어요."
"샘이 해주는 스파게티 먹고 싶어요."
부침개도 먹고 싶고 만두도 빚고 싶은 아이들 꼬드김이
벌써 며칠째였더랍니다.
엊저녁 늦게 김천을 다녀오니 안은희님이 반죽까지 해두셨댔지요.
두 패로 나뉘어 호떡을 구웠습니다.
우리끼리 간만에 해보는 보글보글방이었지요.
될까 싶지만, 되는 게 또 아이들 손 아니던가요.
내친김에 저녁은 스파게티를 냅니다.
"이거면 안돼요?"
안은희님이 봐오신 스파게티양이 겨우 1500그램입니다.
"누구 코에 붙여요?"
"누구 코가 그리 커요?"
우리 애들이지요.
그거 서너 배는 있어야 하는 걸요.
국수를 더 삶아내어 뭔가 조금 덜들어간듯한 소오스에도 잘도 비벼먹은 저녁이었지요.
그때 부엌에서는
조은희님 안은희님 강은주님이 계자까지 먹을 김치를 담고 계셨네요.
신동인님도 올라오셔서 비설거지를 해주시고
늘어진 커튼 줄도 실하게 매주셨지요.
말하면(부탁) 늦는 법이 없는 신동인님이십니다.

대동놀이, 예, 했지요.
대야 둘을 들고 와 뛰어가며 운동장 널린 자갈들을 주웠습니다.
"일이랑 놀이를 같이 해서 좋았어요."
다행이지요.
우리 아이들 마음씀이 곱습니다.

영양에서 한 밤 김상철님 오셨습니다.
수박도 달고 참외 상자도 달고 감자 상자도 줄줄 달고 오셨지요.
내일 논둑이며 밭가 풀들을 손봐주신답니다.

손님들도 계셨네요.
작년 가을께 찾아왔던 엘라네 가족입니다.
학교 갈 때가 되니 더욱 생각 많은 교육일 테지요.
당장 예서 이집 저집을 살피며 살 집을 찾고 계십니다.
글쎄...
우린 알지요, 같이 살기 참 만만찮음을.
외려 말렸습니다,
더 많은 고민과 함께 결정하심이 어떠냐고.

매곡 고폭탄 대책위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늘 그렇듯 농사짓는 분들이니 만나는 시간이 밤 10시가 넘어야 합니다.
소송을 내고 오신 뒷얘기를 듣고 다음 움직임에 대해 의논했지요.
아무래도 물꼬가 이제 좀 더 많이 움직여얄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급한 사람들이니까,
2014년 생태마을을 꿈꾸는 이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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