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18.흙날. 맑음

조회 수 300 추천 수 0 2022.07.09 23:32:31


아래 학교에서는 운동장에 예취기가 돌아가고,

위 달골에서는 대처 식구들이 들어와

기숙사인 햇발동 창고동 앞의 수로를 쳤다.

블루베리를 따먹으며 목을 축였다.

마른 풀과 낙엽들을 언덕으로 보내고,

흙은 주목과 블루베리 나무들을 돋우는 데 썼다.

느티나무 삼거리의 벽돌 동그라미 사이 풀도 뽑았다.

이른 아침이 아닌 오후에 하는 일이라

물을 뿌렸는데도 벽돌 사이 풀들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다.

그럴 테지, 제 생명의 온 힘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으니 아무렴.

셋이 붙어 했는데도 그리 진척이 없었다.

제초제를 쓰는 게 어떠냐는 강력한 권유들을 했다.

늙어가는 몸을 위해서도 그리 하라는.

하지만, 아이들이 드나들 거라 더욱 그럴 수가 없는!

기락샘과 하다샘은 학교에서 가습이와 제습이 산책도 시켰다.

 

오늘 들어와서 일을 거들기로 한 이가 있었는데,

자신의 일로 가로막혀 오지 못했다.

물꼬의 많은 일들이 그렇다.

안에서 자신의 업으로 삼은 이가 아니면

밖에서 들어오는 이들은 짬을 내야 하는 일이라 쉽지 않은.

우선순위에 밀릴 수밖에 없는.

그런 데도 마음과 몸을 내서 오는 이들도 꾸려지는 공간이니

그 놀라움을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이 역시 기적이라 말하겠다.

 

연어의 날을 앞두고 소식들이 많다.

오지 못해서 아쉽다고,

마감이어서 안타깝다고,

오는 이들은 그들대로 잔치에 쓰일 먹을거리들을 맡아주고 있다.

정녕 흥겨운 잔치, 잔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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