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쇠날 가끔 먹구름이 지나가네요

조회 수 1406 추천 수 0 2004.12.17 21:02:00

12월 10일 쇠날 가끔 먹구름이 지나가네요

나무를 해 내린 아이들은
큰 엄마(사감) 유경샘이랑 조릿대집에 가 불을 땠습니다.
저녁이면 대나무 숲의 정적으로 여전히 걸어 들어가고
낼이면 들어오실 기락샘을 기다리고
배앓이를 해서 누운 예린이를 걱정했습니다.

전주에서 11개월 된 아이를 들쳐업고
한 아주머니가 어스름을 뚫고 들어섰습니다.
초등 두 아이가 있다고,
공동체 식구가 되고 싶다 합니다.
바쁠 것 같아 전화를 붙잡고 있을 수도 없고
온다 하면 약속을 잡기도 쉽잖을 것 같아
꾸역꾸역 오셨답니다.
그 절박한 마음이야 헤아리지 못할 것도 아니나
현재의 삶에서 떠밀리듯 오는 길이 아니라
고르고 골라 이것이 길이구나 하는 명확함을 지니고 오십사 했습니다.
며칠 머물다 가실 참이시네요.

나현(초등 4년)이의 일기 둘을 옮깁니다.


12월 9일 나무날 맑음

< 12월달 마음 얘기 >

요번 12월달 마음 얘기 주제가 '내가 다른 사람을 마음 아프게 하였는가'를 주제로 했다.
내 생각은 이 주제가 참 좋은 것 같다. 자기 자신도 돌아보고 마음을 풀어줄 수 있어서 좋
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 마음을 속상하게 한 것이 많다. 그렇게 속상하게 하면 마음에 좀 걸
리니깐 이렇게 주제로 삼아서 하루재기 때 말하니깐 좋다.

12월 10일 쇠날 맑음

< 고백 >

요즘에는 일기 쓸 게 없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굴 기쁘게 해주고 싶다.
어제 저녁에 혜린이랑 채은이랑 혜연이가 자고 있는데 너무 미지근해서 예린이랑 령이랑 나
랑 불을 좀 살렸다. (그때는 불이 없어질라고 해서) 그랬더니 따뜻했다. 나랑 예린이가 그것
을 혜연이랑 혜린이랑 채은이한테 말하니깐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미지근했다가 좀 뜨거워졌어."
그래서 불 땐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몰래 누구를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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