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이가 돌아갔습니다.
두 바퀴 달린 신발도 챙기고
검도복과 죽도도 집어넣고
밥알모임에서 선물로 준 생활한복 한 벌을 싸서
아이들이 매준 매듭을 하고,
그리고 공동체 식구들이 주욱 늘어서서 한 사람마다 내민 빼빼로를 들고.
(빼빼로를 노래 부르며 다녔던 성학이거든요.
사촌누나를 팔아서까지 먹고 싶어하던.
누구누구한테 누나 소개시켜주겠다 하고
빼빼로를 선물로 약속받았다는 소문도...)
잠자리에서까지 티격태격하는
도대체 말도 안되는 동생들 틈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더러 도리질도 치고
정적인 활동들에서 어려움도 겪다가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공간에서 잘도 살고 갔습니다.
농사일이 좀 힘들어야지요,
그런데도 제 몫 다하고 돌아갔습니다.
지루한 날도 많았겠지요.
그 사이 성학이는 우리말이 많이 늘었고
아이들은 짧은 영어를 자연스레 구사했더랍니다.
서울 사는 사촌누나랑 통화를 하던 날,
하루 일찍 나오라는 누나 말에 그래도 되느냐 물어왔더이다.
마지막주는 나가는 날을 꼽고 또 꼽고 있었으니.
아니된다 하였지요.
그런데 두 말도 않고 그러마 하데요.
누나가 제게 말해보겠다 했을 겝니다.
그런데 제(성학이)가 가운데서 그 말을 가로채서는
단호하게 마지막날까지 있겠다데요.
멋진 녀석입니다.
그리 '말이 되어서' 참 예뻤던 친구였습니다.
성학의 부모님은 몇 차례 들어온 사촌편에
학교에서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실어보냈더랍니다.
고마운 인연입니다.
별일 없으면 내년 여름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