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26.쇠날. 맑음

조회 수 290 추천 수 0 2020.08.13 02:57:01


 

, ! 엊그제 시작한 이 장마에 말이지.


07시에야 느지막히 일어나 뭘 좀 먹고 점주샘이랑 움직였다.

블루베리부터 땄네.

잔치에서 샐러드에 써야지.

아침뜨락 대나무기도처에 빗자루 들고 거미줄 치겠다고 올라가다가

거기 이르는 길이 2시간이었더라.

옴자를 막 지나 오메가의 풀들을 봐버렸지.

풀을 매고 그 자리로 햇발동에서 민트를 좀 파와서 심다.

아가미길 돌아오는 곳의 풀도 너무 눈에 걸리는 거라,

다음은 꽃그늘길 양쪽, 예취기나 잔디깎는 기계가 닿지 못할 곳의 풀을 뽑았다.

아침뜨락 안의 몇 개 큰 바위 둘레들도 뽑아주고,

유달리 풀 무성한 두어 그루 측백 둘레도 지나치지 못했네.

 

늦은 낮밥을 먹고 학교아저씨도 아침뜨락에 들어

아고라 돌의자들 사이의 풀을 뽑다.

그 사이 점주샘과 햇발동 창고동 환기를 시키고,

이불상황들을 점검하고,

창고동 난로에 불도 지폈다.

햇발동 데크 화분들 풀도 뽑았네.

저녁답에 준한샘도 들어와 멧돼지가 헤집어놓은

달못 아래 대나무 수로를 손봐주다.

 

저녁 7시에야 장을 보러 나갈 수 있었다.

저녁밥을 서둘러 먹고 갈까도 했는데

다들 아직 눈이 보일 때까지 일들을 하겠다지.

해마다 이 맘 때면 수국이 좋은 한 집에서 수국을 얻는다.

오늘다 지나다 두 송이를 꺾어오다.

한 잎씩 따서 두어 곳의 수반에 잘 띄우리.

 

글로 쓰면 몇 줄 되지 않는 일들을

열두 시간도 넘게 움직였더라니.

이 넓고 낡은 살림이 그러하다.

10시에야 저녁밥들을 먹은.

그러고도 보이는 것들은, 안 보는 걸로.

그렇게 끊어내지 않으면 또 자정을 넘길.

사람같이 좀 살자.”

그렇게 불을 껐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4 2024. 3.20.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09 303
173 2024. 3.18.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4-09 303
172 2023.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12-31 303
171 2022. 9.26.달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2-10-10 303
170 2020. 7. 5.해날. 흐린 속에 안타까운 듯 두어 방울 비 옥영경 2020-08-13 303
169 2020. 6.19.쇠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03
168 2020. 6.11.나무날. 아침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0-08-13 303
167 2020. 6. 3.물날. 새벽비 옥영경 2020-08-13 303
166 2020. 6. 2.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03
165 2023. 5.25.나무날. 먹구름 사이 말간 하늘 옥영경 2023-07-13 302
164 2023. 5.10.물날. 맑음 옥영경 2023-06-13 302
163 2023. 3.15.물날. 바람 / 황태덕장 옥영경 2023-04-04 302
162 2022.11.19.흙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302
161 2022.10.10.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2-11-03 302
160 2022.10. 9.해날. 비 옥영경 2022-11-03 302
159 2021. 5.10.달날. 비 옥영경 2021-06-14 302
158 2020. 7. 8.물날. 갬 옥영경 2020-08-13 302
157 2020. 6.24.물날. 비 / 장마 시작 옥영경 2020-08-13 302
156 2020. 6.23.불날. 흐려가는 하늘 옥영경 2020-08-13 302
155 2020. 5.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3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