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25.물날. 사흘째 폭염

조회 수 1404 추천 수 0 2012.07.29 11:12:19

 

치목을 끝낸 무운샘과 신평순님, 임형철님, 태정호님은

새벽 5시 반에 물꼬를 나섰습니다.

그냥 가려는 걸 붙잡아 앉혀 누룽지 멕여 보냈지요.

이 더운 날 참말 욕들 보셨습니다.

새봄에 뵙지요.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흐리면 흐려서...

사람 사는 일이 참...

덥습니다, 폭염 사흘째.

그래도 바람 가끔 지나는 산마을.

고맙습니다.

그렇게 살아라 살아라 합니다, 하늘은.

지난주로 주에 한 차례 읍내 나가는 일을 정리하고

물꼬의 여름일정에 돌입하려던 류옥하다,

촬영으로 읍내를 나갔습니다,

하다의 평소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가 담아주기를 PD님 간곡히 부탁하기.

이런! 계자 준비 인력을 이리 빼면 안 되는데...

 

“계곡 언제 가요?”

“아이고, 어쩌냐, 내가 등목해주께.

아니면, 더우면 욕실에서 통에 찬물 담고 좀 놀지.”

그러다 또 찾아오는 무량이와 무겸이.

“옥샘, 계곡 언제 가요?”

“나는 도저히 짬을 못 내는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계곡 노래.

“하다 형은 언제 와요?”

결국 4시 30분 소사아저씨 딸려 보냈지요.

아주 원 풀고 온 아이들.

밤에는 김천의 형찬이가 들어왔습니다.

몇 해째 물꼬의 논두렁(후원회원)이기도 한 어머니 박현정님은

계자 전 며칠 먼저 들어왔다고 간식거리를 잔뜩 부려주시고.

초등 2년인 그 아이 어느새 6학년 되었답니다.

 

“며칠 지내니까 인제 여기 편해요.”

무겸 왈,

그래, 그래,

아이들도 집을 떠나 저리 마음을 다 내며 자기를 끌고 간다 싶습디다.

고맙고,

그 거대한 생명의 움직임에 경이로왔지요.

 

이틀째 kbs ‘생생정보통’ 류옥하다편 2부 촬영 중.

하다는 읍내 나가기 전,

얼마 전 준환샘이 들러 틈을 메워보았지만 비 다시 새는 가마솥방 지붕에 올랐습니다.

청테이프 감겨서 조금 불안해보였던, 아이들 괜스레 만지다 감전이라도 될까,

걱정되던 스위치도 고쳐놓고 갔습니다.

아, 이 아이 없이 이 산골에서 어이 살아냈을 것인가요.

 

한밤, 메일함을 열고

깜짝 놀랄 일로 온몸이 후덜거렸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등 뒤에서 일어난 일들이 얼마나 많을고나...

망연자실.

때로 모든 걸 놓고 멈춰야할 지점이 있습니다.

아, 지금이 그러하다 싶데요.

가을학기 일정을 공지합니다.

 

여름 계절학교가 끝나고 나면

2012학년도 물꼬의 가을학기(2012.9.1~11.30)는

시설 점검과 정비, 그리고 깊은 수행으로 내실(內實)을 다지려 합니다.

때로 길을 걷다 멈춰야 할 때가 있지요.

방문이나 머물려고 하셨던 분들,

그리고 학기 중의 상설교육일정에 함께 하고자 했던 아이들은

참고하여 계획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청안하시옵기.

 

* 홈페이지의 '물꼬에선 요새'도 가을학기 동안 함께 쉽니다.’

모든 일은 어찌 그리 한번에 쏟아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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