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교시 바깥수업이 있었다; 예술명상.

아이들 수에 맞추느라 1~4학년까지 한 주 하고

그 다음 주는 5~6학년이 같이 하던 것을

1~3년과 4~6년으로 나눠하고 있으니 흐름이 훨 좋다.

오늘은 고학년, 손풀기를 한 뒤 소리명상을 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시작해서 사람의 목소리로,

그리고 띵샤와 singing bowl, hilling bowl, meditation bowl을 가지고.

다음은 맨발로 걷기.


아이들과 낮밥을 먹으려 급식소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바로 앞의 두 아이, 사랑스러운, 정말 예쁜,

돌아보며 재잘재잘 새처럼 말을 붙여왔기,

“너들은 누구 닮아 그리 예쁘다니?”

줄은 더디게 줄었고, 그런 만큼 이야기가 길어졌다.

“얘 오빠가 정말 잘 생겼어요!”

그 오빠 7학년이 되었단다.

한 교사로부터 오빠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렸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하기도 여러 차례,

어린 오빠는 잠을 자지 못했다,

자는 사이에 엄마가 또 자살을 하려들까 하여.

아! 어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우리 어른들이 잘 못 살면 우리 아이들을 그리 만든다!


돌아오니 무산샘이 달골 앞뒤 뜰을 예취기로 훤하게.

이렇게 넓은 곳이었다니!

'아침뜨樂' 들어 물고기 머리 모양 쪽에 손으로 풀을 뽑았다.

풀섶에 묻혀서도 삽주한 개나리에서 잎이 돋아나고 있었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도 뭇생명들의 옴작거림이여!


한 고교에서 물꼬stay가 가능하냐 물어왔다.

날짜도 참!

주마다 주말에 있는 산오름 일정이 끝난 다음날이고

바깥으로 가는 예술명상 수업 전날이다.

한번 꾸려보기로.

규모를 물어보기 스물이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무산샘이 실어온 사과들을 이웃과 두루 나누고

먼 곳의 물꼬 식구 한 댁에도 두어 가지 농산물과 함께 보냈더랬다.

‘애기 머리통만한 사과 크기보다 하나하나 둘러싼 에어캡들에 눈이 갔어요.

 저에게 주시려고 이걸 다 꼼꼼하게 자르고 싸고 하셨구나...

 인간을 절망으로 빠트리는 일도 어쩌면 사소한 계기,

 거기서 구해내는 일도 그를 향해 있다고 믿게 하는

 정성과 마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귀하게 여기고 잘 먹겠습니다.’

그리 읽어준 당신으로 나도 구원받은 오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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