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25~26.달~불날. 맑음

조회 수 814 추천 수 0 2017.10.31 11:30:47


개미와 죽은 무당벌레,

하나의 산 것과 하나의 죽은 것이 발 앞에 있었다.

달골 햇발동에는 산 사람이 살고

그 곁 언덕에는 죽은 자가 누운 오래된 무덤이 있다.

삶과 죽음은 그리 먼 거리가 아닌.

내가 그리는 이승을 떠난 이도

결국 살아 움직이는 내 곁에 같이 있는 게 아닐지.


학교아저씨가 무를 솎아주었다.

우리가 뭐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는 사이

산 것들은 산 것들대로 저마다 자라고 있다.

열무만큼은 못해도 못잖은 김치거리라.

김치를 담갔다.


달골 아침뜨樂을 걷다가 미궁으로 들어서기 전 바삐 떠나는 어린 뱀을 보았다.

그의 꼬리가 떨리고 있었다.

풀 우거졌다면 더 당황하였겠으나

깎아놓은 풀밭이라 느긋하게 볼 수 있었네.

이튿날은 달못 바위에서 볕을 쪼이든 뱀을 밟을 뻔하다.올해는 드문 만남이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그들 삶을 살고 있었을 것.

혹여 아이들이 당황할세라 맨들거리도록 풀을 잡아야겠다 생각하였다.


무산샘이 지리산에서 돌아오다.

9월 1일자로 무산샘은 계속 대기 상태, 달골 집(willing house)짓기로.

일정이 쉬 풀리지 못하다 인근에서 건축을 업으로 하는 시영샘이 생각을 보태면서

조금씩 가닥을 잡아가는데,

다시 긴 연휴가 버티고 있네.

우선 도면을 다시 그리기로 하고 민규샘이 작업 중.

달날 밤, 1차로 보내온 도면을 검토하고 있다.

혼자 살아도 한 살림, 작아도 집은 집이라 있을 건 또 다 있어야 하는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576 2024. 1.23.불날. 눈 / 끊임없이 자기 해방하기 옥영경 2024-02-07 131
6575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157
6574 2024. 1.21.해날. 비 옥영경 2024-02-07 123
6573 2024. 1.20.흙날. 비 / 발해1300호 26주기 추모제 옥영경 2024-01-30 290
6572 2024. 1.19.쇠날. 흐림 / 문바위 옥영경 2024-01-29 166
6571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158
6570 2024. 1.17.물날. 비 옥영경 2024-01-29 159
6569 2024. 1.16.불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157
6568 2024.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151
6567 2024.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167
6566 2024. 1.13.흙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176
6565 2023학년도 겨울, 173계자(1.7~12) 갈무리글 옥영경 2024-01-15 370
6564 173계자 닫는 날, 2024. 1.1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1-15 311
6563 173계자 닷샛날, 2024. 1.11.나무날. 맑음 / 바람산 옥영경 2024-01-14 241
6562 173계자 나흗날, 2024. 1.10.물날. 구름에 살짝 걸린 해 옥영경 2024-01-13 227
6561 173계자 사흗날, 2024. 1. 9.불날. 흐림 옥영경 2024-01-11 314
6560 173계자 이튿날, 2024. 1. 8.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10 317
6559 173계자 여는 날, 2024. 1.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09 549
6558 2024. 1. 6.흙날. 맑음 / 173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24-01-08 317
6557 2023. 1. 5.쇠날. 잠깐 해 옥영경 2024-01-08 29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