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25~26.달~불날. 맑음

조회 수 839 추천 수 0 2017.10.31 11:30:47


개미와 죽은 무당벌레,

하나의 산 것과 하나의 죽은 것이 발 앞에 있었다.

달골 햇발동에는 산 사람이 살고

그 곁 언덕에는 죽은 자가 누운 오래된 무덤이 있다.

삶과 죽음은 그리 먼 거리가 아닌.

내가 그리는 이승을 떠난 이도

결국 살아 움직이는 내 곁에 같이 있는 게 아닐지.


학교아저씨가 무를 솎아주었다.

우리가 뭐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는 사이

산 것들은 산 것들대로 저마다 자라고 있다.

열무만큼은 못해도 못잖은 김치거리라.

김치를 담갔다.


달골 아침뜨樂을 걷다가 미궁으로 들어서기 전 바삐 떠나는 어린 뱀을 보았다.

그의 꼬리가 떨리고 있었다.

풀 우거졌다면 더 당황하였겠으나

깎아놓은 풀밭이라 느긋하게 볼 수 있었네.

이튿날은 달못 바위에서 볕을 쪼이든 뱀을 밟을 뻔하다.올해는 드문 만남이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그들 삶을 살고 있었을 것.

혹여 아이들이 당황할세라 맨들거리도록 풀을 잡아야겠다 생각하였다.


무산샘이 지리산에서 돌아오다.

9월 1일자로 무산샘은 계속 대기 상태, 달골 집(willing house)짓기로.

일정이 쉬 풀리지 못하다 인근에서 건축을 업으로 하는 시영샘이 생각을 보태면서

조금씩 가닥을 잡아가는데,

다시 긴 연휴가 버티고 있네.

우선 도면을 다시 그리기로 하고 민규샘이 작업 중.

달날 밤, 1차로 보내온 도면을 검토하고 있다.

혼자 살아도 한 살림, 작아도 집은 집이라 있을 건 또 다 있어야 하는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76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702
6575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1924
6574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1950
6573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20
6572 물꼬 홈페이지를 위해 오셨던 분들 옥영경 2004-02-02 1530
6571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22
6570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29
6569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1935
6568 39 계자 열흘째 2월 4일 옥영경 2004-02-05 1791
6567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36
6566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678
6565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677
6564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043
6563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1978
6562 39 계자 마지막 날 2월 9일 옥영경 2004-02-12 1640
6561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027
6560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148
6559 가족 들살이 하다 옥영경 2004-02-20 1765
6558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1978
6557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1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