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명상 수업하는 아이들의 물꼬나들이.

저학년 아이들이 오늘은 물꼬에서 보낸다.

민주지산을 어디쯤까지라도 오르자던 10월이었으나

학교들의 일정이 많은 10월,

물꼬에서만큼은 어디 안 가고 안에서만 지냈으면 하는 샘들의 은근한 바램들도 있었기,

또 아이들은 마냥 물꼬가 좋으니까,

그냥 물꼬에서 보내기로 했다.

물꼬 안에서 하고픈 것도 늘 늘렸으니.


비 내려 더 좋은 시간이었다.

가을날, 아주 춥지도 않은, 우산을 쓰고 아이들과 걷는 두멧길이라니!

가마솥방에서 안내모임,

이어 수행방에서 호흡명상.

사진을 맡은 샘은 아이들이 만든 고요에 수행방 문을 열 수가 없더라지.

애들은 그 사이 또 성큼 커서

날아 댕기는 녀석들조차 방석 위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더라.

아이들이 쉬는 동안 샘들은 홍차를 달여 마셨다.

간식을 준비해서 달골 올랐네.

‘아침뜨樂’을 걷고 내려오니

무산샘이 창고동 난로에 불을 지펴 놓았다.

서로서로 마주 앉아 차를 내는 시간을 가지려다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겠다 싶어

앞에서 차를 내고 둥글게 앉은 아이들이 모두 손님이 되었다.

“마침 3학년 아이들 공개수업이 차 예절인데, 교장선생님이 아주 잘 됐다 하시더라구요.”

다음 주 다례 공개수업이 있는 모양이다.

수선을 냈고,

대용차를 잘 쓰지 않지만 오늘 같은 날 뽕잎차도 좋겠다 싶어 냈다.

그 사이 난로에서 구워진 고구마가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네.

학교차가 달골 길 들머리까지 와주었다.


아이들을 보내고 영동경찰서로 달려가다.

대사관에 제출했던 서류에 빠진 게 있어 다시 서류를 발급받아 서울행.

내일 스페인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가 있다.

내년 1월 1일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올라 12월 31일 돌아온다.

내기로 했던 책 집필도 해야 하고,

짓기로 한 집도 짓든 아니든 매듭지어야 하고

(하오엔 건축사무소 쪽에서 토목설계를 다시 해야 해서 다녀가고),

비어놓을 동안을 위한 물꼬시스템도 만들어야 하고,

그 사이 틈틈이 교육일정들도 돌려야 하고,

가을학기가 분주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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