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5.해날. 맑음

조회 수 675 추천 수 0 2018.01.06 18:35:38


“등반 오셨구나! 자일은?”

오늘은 바위 타는 이들이 달골 집 짓는 현장에 붙었다.

종일샘과 웅재샘, 그리고 류옥하다도 낮밥까지 손을 보태고 나갔네.

수도 설비하고(작은집이라도 설비가 필요찮겠는가),

벽체에 방수시트 타이벡 붙이기.

이웃마을 장순샘도 잠시 다녀가고,

시영샘도 들여다보러 오고.

해날이라 오가는 이들이 많았네.


밤, 집짓기 논의 자리; 어디까지 공사를 할 것인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역시 비용문제가 문빗장일.

사는 일이 균형이라,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도.

내부까지 좀 더 하자면 쥐고 있는, 그것조차 대출로 시작한 건축비를 훨 능가할.

아니, 집이란 게 비 안 새고 바람 안 들고 따뜻하면 되지 무슨...

집 하나 열댓 평 짓는 데 도대체 무슨 돈이 그리 많이 드는가,

무슨 건축예술 할 것도 아니고.

집짓기 우두머리샘은 돈의 규모를 보고 벽에 석고 붙이고 보일러 까는 것까지만 하란다.

아니 그리 큰돈을 들였는데, 물도 못 쓰고 밥도 못해먹는다고?

말도 안 된다.

사람이 살 수는 있어야지.

- 그것만 해도 사람은 살아요.

그렇다고 움막처럼 지낼 수야.

좀 더 가기로 한다. 이불은 깔고 잘 수 있어야지!


사는 일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균형 잡기가 싶잖더라.

답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되바라지지도 않는 선.

더 가지도 않고 덜 가지도 않는 선.

결국 중용도 같은 의미일.

그런데 그 중용은 회색주의를 말하는 건 당연코 아니다.

어느 한 쪽의 색이 아님을 뜻하는 게 아니라(방향성이 없는 게 아니라)

처진 쪽이 있으면 거기 힘을 실어 강한 것들과 균형을 맞춰놓는.

신영복 선생도 일찍이 그리 말씀하셨더라.

악한 일이 있으면 선한 일 쪽에 가담해서 악함이 기승을 못 부리도록,

어느 한 쪽의 중앙을 잡는 것이 중도가 아니고 상황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하여 중용 혹은 균형은 아주 적극적인 행동방식일!

선택 앞에서도 그런 것일. 상황에 밀려서가 아니라 상황을 만드는 것이기도 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6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04
6575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198
6574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186
6573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176
6572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170
6571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169
6570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165
6569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160
6568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159
6567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158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155
6565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155
6564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154
6563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149
6562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148
6561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146
6560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144
6559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134
6558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132
6557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12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