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8.쇠날. 맑음

조회 수 715 추천 수 0 2018.01.15 21:44:36


집짓는 현장의 관계들이 갈등이 좀 있어왔다.

한참 되었다.

그래도 같은 지점을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괜찮다고 여겼다.

시공 현장에 건축주가 할 수 일이 그리 많지도 않고.

(많지 않은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그렇지도 않다.

적어도 현장을 멈출 수 있지는 않았겠는가.)


무산샘은 오전에 실내에 비계 역할을 하는 작업대 마루 철거하는 걸 돕고

이틀 말미로 숲 관련 일을 하러 부여로 떠났다.

9월부터 이곳 일에 대기상태로 있느라,

게다 11월 30일이면 끝낼 수 있겠다던 일정이라,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일들을 얼마나 많이 미루며 움직이고 있었는지.

그러고 보니 혼자 일 다했노라 큰소리치지만

처음으로 우두머리샘은 비로소 오늘 홀로 일을 했다.


혼자서 일 다 하고 있다, 혼자 하고 있다, 나 없으면 안 된다,

그렇게 여기는 것이 같이 일하는 타인들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힘 빠지게 하기도 하고.

좋은 우두머리는 서로를 고무시키며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나는 그러했던가 돌아보게 된다.

심지어 탄핵을 당한 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전직 대통령한테조차 연민이 일고,

나는 뭐 그리 다른 사람인가 생각하게 되는.

우리가 손가락질 하는 그들에게서 번번이 나를 보게 된다는 거다.

나도 그 안에 있더라는 거다.


현장에 곁두리를 내고

실내 비계로 쓰이다 해체된 나무들에 박힌 못을 빼다가, 그런 공구가 다 있두만,

하오는 바깥일들을.

새로 5개년도를 위한 학교 임대로 교육청과 계약을 체결했고,

준공 관련 건축사무소를 들리고,

아직도 남아있던 못다 반납했던 마지막 책들을 도서관에 놓고,

군청 민원실에서 willing house 번지를 부여받고,

옥천으로 건너가 보증보험사에 들러 교육청 관련 일을 처리하고,

장을 본 뒤 건재상에서 우두머리샘 부탁한 공구며들을 사고.


가마솥방에서 12월 일정을 이제야 칠판에 적고 있었다.

날이 어찌 가는지...

바르셀로나행을 앞두고 학부모며 샘들이며 벗들의 연락이 잦다.

그러나 문자 한 줄을 못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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