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7.나무날. 흐림

조회 수 260 추천 수 0 2023.12.20 23:57:55


대설이다. 겨울90일수행 중.

학교에서는 본관 복도 북쪽 창문에 뽁뽁이를 붙였고,

달골에서는 햇발동 앞 주목 두 그루에 성탄볼들을 달다.

작년에 쓰고 넣어두었던 것 꺼내어.

지느러미길의 메타세콰이어에 매달아둔 태양광 줄등도 풀어 다시 매다.

줄지은 나무 사이를 전깃줄로 잇고 거기 줄등을 매달았더랬다.

나무 자라서 묶은 줄들이 벅찼던.

정작 하면 그리 시간이 드는 일도 아닌데,

이런 거 챙겨 하는 게 후딱후딱 잘 안 될세.

 

계자 준비위.

밖에 있으나 그대가 곁에 있어 겁을 덜 내는 이곳일세.

이때는 더욱 고맙고,

동지애를 또 깊이 느끼는 날들일세!‘

옥샘이 계셔서 저도 계자 신청할 수 있어요! 아시지요?’

그렇다, 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그렇다.

물꼬의 품앗이샘들, 자신의 삶의 무게로도 벅찰 텐데

물꼬의 시간까지 보탠다.

지난해부터는 계자 교장을 휘령샘이 맡고 있다.

덕분에 또 할 수 있는, 하겠는 계자다.

2027년도까지는 꾸리려는 계자.

그 다음에는 다른 질로 갈 것이다.

올해 김장이 맛나오.

이것으로도 품앗이 섭외?’

오늘은 정환샘의 연락이 들어오다.

당차게 겨울 밥바라지 지원을 해봅니다.’

ㅎㅎㅎ좋지, 좋지!

우리들이 멧골에 묻혀 세상만사를 잊고 겨울을 같이 보내는 데 젤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계자는 아이들 때문에도 하지만 샘들 때문에도 한다던가.

김현진샘이 이미 붙었고,

이렇게만도 이번 계자는 할 수 있겠는, 든든하기 한없는 핵심 인물들이라.

샘들 합류에 대한 걱정은 더 안 해도 되겠을세.

오늘은 멀리서 세아샘의 응원도 더해지다. 

 

올해 수능을 끝낸 12학년 넷과 7학년 셋에게 청계 안내를 따로 하다.

겨를 없어 신청 못했을 12학년이고

(‘진짜 너무 가고 싶지만실기 입시가 2월 초에 끝나 어렵다는 무량의 소식이 먼저 닿았다),

아직 청계를 잘 모를 7학년이니.

두어 해 성글었던 청계가 조금 나아질 수 있겠다.

(초등)계자 오라 특별히 말하지는 않지만 청계는 알린다.

일정이야 24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질감으로는 사흘은 넉넉히 될.

짧은 일정이지만 그 사이에도 제법 묵직한 마음들이 서는 청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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