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7.불날. 맑음

조회 수 738 추천 수 0 2018.01.06 18:38:24


입동(立冬), 쓴 위로 돌아서면 다시 낙엽 깔린다.


달골 현장은 낼 방통을 치기 위해 바닥엑셀작업.

방통이 뭔가 했더니 방바닥 통 미장. 바닥 몰탈 작업을 그리 부르더라.

바닥에 단열재를 깐 다음 복사열을 위해 은박매트를 깔고 그 위로 철망,

그리고 엑셀파이프를 깔아가며 철망에 묶기.

그건 또 엄마들이 잘하지, 파이프를 따라가며 철사를 묶어나갔다.

우두머리샘 일 있어 또 현장 쉬어가는.

(그참, 달골은 11월 15일부터 긴장한다니까, 눈땜에,

그찮아도 좋은 날 다 보내고 추울 때 하는 작업이건만, 건축주는 애가 타는데...)

해서 주말에 손을 보태러 온다던 이들도 이번 주말은 유효하지 않은.

무산샘도 마침 숲길 관련 일 할 게 있어 말미를 얻은.

상수샘도 늦은 저녁 뒤 가고, 달날 저녁 혹은 불날 아침 귀환하기로.


건축이야말로 얼마나 많은 관계들이 결합되어 있는 곳인가.

종합예술이란 것이 예술로서의 종합체라는 말만이 아닌.

달골이야 집이 작고

그런 만큼 과정이 단순하기도 할 테지만

그렇다고 관계의 경우수가 빠지는 건 아닌.

혼자 살아도 한 살림, 집이 작다고 있어야할 게 없어도 되는 게 아닌.

상주하거나 상주하다시피 하는 이들이 있고,

흔히 물꼬에 대한 관심으로 모이는 이들과는 또 다른 목적인 낯선 이들이 묵으며

여러 갈등이 등장하는.

퍽 공부 많이 하네. 반면교사란 것도 있지 않던가.

갈등의 중심이 내가 아닌 건 반가운 일이나

그 역할을 대신하는 이가 있고,

방이 각각 있기는 해도 스물네 시간 한 공간을 쓰고 있으니 쉽지가 않다.

일을 자신이 다 하는 사람이 있다.

잘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다른 이를 믿지 못해 그럴 수도 있고,

사실 자신이 잘하기 때문에 타인이 한 것이 일을 더 만들 때도 있기 때문일 것.

그런데, 그 잘한다는 것이 일적인 숙달의 문제가 아니라 정작 오만 때문이라면

문제이다.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손 빠른 이가 맡아야 할 때도 있겠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은 타인들의 손도 조직해내는 이다.

특히 그가 전체를 조율하는 위치에 있다면 더욱.

교사로서의 자리를 건축현장을 통해 보고 있는 요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56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14
6555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113
6554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111
6553 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옥영경 2005-11-10 2108
6552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106
6551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106
6550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106
6549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103
6548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103
6547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102
6546 6월 9일 물날, 오리 이사하다 옥영경 2004-06-11 2096
6545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095
6544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092
6543 6월 11일 쇠날, 숲에서 논에서 강당에서 옥영경 2004-06-11 2088
6542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086
6541 6월 15일, 당신의 밥상은 믿을만 한가요 옥영경 2004-06-20 2082
6540 120 계자 이튿날, 2007. 8. 6.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7-08-16 2077
6539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077
6538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076
6537 2011. 6. 1.물날. 비 / MBC 살맛나는세상 옥영경 2011-06-14 206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