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사이 하늘이 열리고,

점점 구름 미는 하늘이더니

가끔 조각구름들이 습이 날아간 가벼운 땅처럼 그리 가벼이 떠다닌다.


사회적농업, 치유농업을 주창하고 계신 박사님 한 분이

(치유라는 말은 숲을 넘어 이제 농업에까지 이르렀다)

이른 아침밥상에 앉으시다.

농업교육 어디쯤에서 뵙고,

농업연수도 같이 갔던 인연이다.

벌써 여러 해 전이다.

간간이 관련 자료나 만남들에서 뵈었고,

이번에 낸 자녀교육서 책을 통해서도 연이 또 이어지다.

내일 오신다고 했으면 8월 11일 이후로 할 약속인데

마침 계자준비 돌입하는 오늘 저녁 전이라.


시골 중학교들이 통폐합 되면서 그 건물들이 다른 용도로 쓰인다.

이 산골 면에도 중학교가 사라지고 더 큰 곳으로 한 데 모아졌다.

건물은 남았지.

영농법인을 만든 이들이 거기서 교육사업을 시작할 모양이다.

그 실무 한 분이 다녀가시다.

뭐 어떤 걸 구현하는 건 결국 무엇을 하느냐이겠지만,

그래서 좋은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겠지만

그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건

왜 이걸 해야 할까,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할까가 아닐까.

그것을 살피시라 하다.

물었고, 어쩌면 그게 내가 할 모든 이야기였다.


하얀샘이 계자까지 늦은 오후마다 들어와 일손을 더한다.

달골 아침뜨樂 밥못에서부터 기계로 풀을 깎아 내려오고

달골 길 대문 들머리 쪽 길가의 풀을 깎아 올라가다.

내일까지 창고동, 햇발동, 사이집 둘레까지 밀어서 깎을 풀.

둔덕진 곳은 예취기를 돌린다.

손으로 뽑을 곳은 계자 앞에는 어림없겠다.

어차피 아이들도 학교를 중심으로 거의 움직이게 될 것이라.


하다샘이 들어오면서 계자 준비위가 꾸려졌다.

계자 마지막 날 아이들을 역에서 보낸 뒤 일꾼갈무리모임을 위한 장소도 물색했다.

그 사이 읍내 상황은 또 얼마나 달라졌나.

어딘가 사라지고 바뀌었거나 새로 생겼을 것이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들 놓고 철퍼덕 앉아서들

아이들이 쓴 갈무리 글을 읽으며 마지막 교사모임을 하면 좋겠지.

한 고깃집에 말을 넣고 역으로 이동하다

앗, 한 곳을 발견한다.

밖에서라면 못 봤을 곳인데 마침 뭘 사러 들어갔다가.

빵과 팥빙수 한 그릇도 좋겠지.

앞서의 집에 사정을 말씀드리고(젊은 것들은 시원한 커피가 더 좋을 것이라는)

갈무리 장소 확정.


마당에 불을 피웠다,

잡초를 깎아낸 운동장, 잔디도 풀 아니런가, 그야말로 초원에서.

해가 찌르듯 날카로운 낮이었어도 별 수 없이 기우는 저녁이라.

오늘도 마늘도 굽는다.

하다샘이 집게를 들고 고기를 굽고,

다른 어른들은 노인네들마냥 평상에 올라앉아 곡주를 기울였네.


밥상을 물리고 교무실로 돌아와 일을 서둔다.

아이들 명단이 확정되었고, 교사 명단 또한.

164 계자 글집도 살피고

한쪽에서는 계자 올 아이들 몇 집에 전화를 넣고.

어제부터 넣고 있는 전화다.

휴가기간이기도 하여 해외로 나가있는 가정들이 여럿이네...


자정께 학교 마당을 걷다.

밤하늘은 찬란한 별등을 달았다.

어! 별똥별이 떨어졌다. 앗, 또! 저기도!

다른 쪽 하늘도 둘러보았다. 그때 또 하나!

여름 하늘이다.

곧 계자에 아이들이 온다.

별들이 뛰어내리려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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