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물꼬스테이라면 04:30 이불을 개고 05시 시작할 아침.

어제 장비 들어와 그 손 따라 일하느라 고단했던 몸들이었다.

06시에들 일어나기로 하다.

05시 창고동 난로에 불을 지피고 사람들을 깨우다.

07:40 달골에서 간단한 아침밥을 먹고

명상정원 아침뜨樂을 걸었다.


달골과 학교, 두 패로 나뉘어 일을 하다.

굴착기가 사이집 서쪽 언덕이며 북쪽 수로이며 큰 돌덩이를 정리하고,

아래 학교에서는 비닐 씻기, 바깥수돗가에 모여서.

긴 겨울 지나고 봄이 한창 흐르고서야 창문에서 떼어진 비닐,

그런데 그때 바로 씻지 않은 채로 개켜져 그만 잊힌.

다시 겨울이 오고 있었고, 본관 창문에 비닐을 붙여야할 때.

비닐을 다시 사달라는 맡은 이의 요청이 있었으나

잘 씻고 수선해가며 쓰기로.

비용도 비용이지만 저 비닐을 다 어쩌려고,

지구는 누가 지키냐고! 하하.

개켜 놓았던 비닐을 펼쳐 초벌로 물에 담고

세제를 푼 물에서 조물락거리거나 때가 심한 곳은 비비거나 솔질,

세번 째 손은 바닥에 큰 대야를 놓고 물에 담그거나 호스째 물을 뿌려 헹구고,

그걸 난간에 걸어 놓으면 마지막 사람이 널기. 

남도에서 온 이의 마음냄이 모두를 더욱 즐겁게 했다.

같이 일을 하다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게 누구의 일이건 제 일처럼 하고,

곁의 사람들도 마음 내게 하고 힘나게 하는 사람.

노동요라고 온갖 노래들도 불려나와 일을 흥겹게 했다.


모두 자가용이 있어서

12:30 대해리를 나가는 버스에 맞춰 일정을 마치지 않아도 되었다.

달골에서는 일꾼들대로 낮밥을 먹고,

아래는 수행자들끼리 천천히 점심을 먹었다.

오후 참으로 감자샐러드를 만들었다,

잔 감자를 삶고 껍질 벗기고 으깨고, 채소를 다져넣고 달걀도 삶아넣고.

달골 일꾼들에게 올리고,

떠나는 이들 가방에도 나그네밥으로 주었다.


물꼬스테이 일정을 진행하려던 차 전화가 들어왔더랬다. 받지 못했다.

일정 끝나고 전화 넣지 했는데,

오늘은 문자가 들어왔다.

논두렁 통장에 후원금을 좀 넣었단다.

아니! 달마다 보태주는 것도 적지 않은 걸 또 무슨 후원인가.

‘저희 가족도 아침명상정원에 뭔가 기여하고 싶어서요.

느티나무 미궁과 연꽃 핀 연못이 주는 고즈넉한 느낌이 늘 마음에 있어요.

멧돼지들에 대한 글 보고 걱정이 됐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래봅니다.’

마침 아고라에 잔디 깔고 잔디값을 송금할 참이었는데,

딱 그 금액이라 놀랐다.

결국 소울이네가 깐 잔디가 되었네.

고맙고 고마워라!


그리고 10월 물꼬스테이 수행자 대표로 남은 글월 하나;

마음을 정화하고 힐링하기에 괜찮은 곳.

내가 아는 다른 이들에게 한 번 가라고 말해주고 싶은 물꼬입니다.

물고기 아침뜨락,

스토리가 있는 이곳이 앞으로 더 괜찮은 곳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대배,

해건지기 타임의 대배입니다.

옥샘, 감사합니다.

제가 대배 수행하여 얻은 공덕이 있다면

이곳 물꼬에 두루두루 회향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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