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14.달날. 흐림

조회 수 325 추천 수 0 2021.07.07 23:37:34


 

반딧불이 훨훨 나는 산골짝의 밤이다.

그들은 젖은 밤에 촉촉한 곳에서 더 활발히 움직인다.

사흘째 최고기온 영상 30.

비 소식 있었으나 날만 흐렸다.

그래도 해 없으니 체감은 30도까지는 아닌.

하지만 움직이고 있으면 땀이 기온을 말해주는.

 

사이집 남쪽 울타리 쪽 풀을 뽑았다.

편백과 바위와 그 너머 철쭉이 겹으로 이어지는데,

그 사이 쑥이며 개망초며들이 키가 컸다.

좁은 곳을 기어 들어가 뽑아낸다.

힘이 좋은 그들!

창고동 앞 찔레가 기세도 좋지만

비바람에 넘어져 걸치적거렸다.

전체적으로 가지를 잘라주다.

햇발동 부엌 아래 개나리도 아이 머리 잘라주듯 다듬었다.

기숙사 앞 꽃밭의 정신없는 풀들도 가닥가닥 뽑아내다.

블루베리를 땄고,

연어의 날까지 수확하면 다식으로든 샐러드로든 한껏 먹겠다,

물론 그냥으로도.

 

연어의 날 규모가 대략 정리 되다.

코로나19 기세는 아직 팽팽하다 하나

스물은 아쉽다 할 때 어제 마지막으로 둘이 신청을 더했고,

그러니 또 서른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거라.

하여 6월이면 물꼬에 들리는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가객 현승엽샘도 같이 하셔야지,

오래 얼굴 못 본 누구는 봐야지,

그렇게 서른이 되었다.

 

아침부터 어려운 메일을 하나 보냈다.

지난 달포 동안 염치없는 일이라고 수십 번 접었다가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 여기며.

내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어리석은 어미에게 자식이 길라잡이가 되고는 한다.

그가 한 작가의 기사와 함께, 그에게 추천사를 한 번 부탁해보면 어떻겠냐 제안했더랬다.

둘이 그의 책을 잘 읽기도 했더랬고.

선생님의 함자를 기대 살림을 불릴까 한다는 요지의 메일이었다.

써 놓고도 참... 궁한 이야기이구나 싶기도 했다.

마음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아침에 메일을 보내고 밤에 다시 덧붙여 글월을 보냈네,

완성본은 아니지만 교정 상태의 원고도.

늦은 시간, 살펴보시겠다는 답메일을 받았다.

일이 어디로 흐르든 고마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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