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었던 교무실은 전화도 인터넷도 먹통.

수리를 요청한다. 다음 주 불날에나 가능하다나. 이런!

한참의 항의가 있은 뒤에야 서둘러 내일 들어오기로 한다.

뭔가 강한 무엇이 있어야 되는 일이라니.


나무날은 읍내를 나갔다.

집짓기 관련 몇 가지 확인과 절차가 필요해 군청과 법원을 들린다.

새로 지으려는 건물 하나는 진입도로에 산지가 껴있어 산지전용을 연장하러.

담당자 부재 중. 교육가거나 연수가거나 휴가거나 담당공무원을 보려면 그런 일이 허다한.

메모를 남기고 온다. 연장기간신청이 지나더라도 우리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차.

다음 주엔 남도의 한 대안학교에서 계절학교를 거들 거라.

법원에서 등기부등본도 떼서 두어 가지 상황도 확인.


꼬박 밤을 새고 쇠날을 맞다.

떠난 사람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던 시간이 길었다.

날이 새자 마치 한 세상을 새로 시작하는 듯한 마음이.

하기야 날마다 죽고 날마다 사는, 밤이란 아침이란 그런 의미 아니었던가.

이제 서서히 보낼 수 있겠구나.

훌훌 저 세상에서 새 집을 지으시라, 부디 온기 있는 집을.

날마다 새 생이니, 날마다 새로 시작할 수 있으리니,

아희들아, 샘들아, 새로 또 잘 만나기.


쇠날도 흙날도 명상정원 아침뜨樂에서.

밥못 위 잡초를 정리하다.

학교아저씨는 예취기로 미궁 풀들을 깎고.

밥못에서 개나리를 꺾꽃이했다.

사물도 제 자리가 있지.

새옹지마라, 물고기 입모양대로 줄서서 심었던 편백나무가 다 죽은 게 외려 좋은 소식이 된.

그곳에 위쪽 풍경과 차단되는 키 큰 나무가 아니라 관목이 더 좋을세.

노오란 개나리가 딱이라.

이미 달골 햇발동 부엌에 학교에서 꺾어 심은 개나리를 심어봤겄다.

장마나 11월에만 해야는 줄 알았더니 한겨울을 빼고는 가능한 게 꺾꽂이더라.

무성한 개나리꽃 앞에서 웃는 봄을 꿈꾼다.


공주에서 천연염하시는 항옥샘이 옷가게를 접으며

연적이며 소품들과 실과 옷감과 고쳐입을 옷들을 챙겨주셨고,

읍내 나가 사는 대해리 윤상우 어르신이 대전mbc 토크쇼를 뒤늦게 보고 연락주셨다.

우즈베키스탄을 가기 전 촬영을 하나 했고,

안부를 전해온 여러 사람들의 문자도 있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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