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움직임이 많다.

물꼬 밖에서는 1박2일 산을 올라 비박하고 암벽을 오른다.

안에서는 굴삭기 들어와 달골 집터를 고르고. 마침내!

willing house 첫 삽이다.

2013년 집을 계획할 때 그리 불렸고, 한 때 '삼선실'로도 일컬어졌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모르겠는.

아, 지금은 '새 집', 이라고 쉬 불리고 있네.

죽 '새 집'도 좋겠다. 그러면 늘 새 집일 것이라.

건축이 업이 아니고서라면 평생 한번 지을까 말까 한다는 집인데

달골 햇발동과 창고동에 이어 십 수 년 만에 또 짓게 된 건물이다.

오늘 건축자재들을 들였다. 동현샘과 무산샘이 반나절을 보낸.

골조를 세우는 다음 주 쇠날부터는 지나가는 뭣도 불러들여야할.

은식샘도 무범샘도 주훈샘도 다음 주 걸음해서 손을 보탠다 하고,

샘들도 이러저러 들어오기로,

암벽을 같이 타는 이들도 붙기로.

"고가 높아. 여 와서 로프 걸고 지붕 오르내리면 되겠네!"


이른 아침 간밤에 모인 이들 아침 멕여 차례로 보내고

미리 장을 보러 다녀오다.

달날부터 사흘 고교 2년생 서른이 함께하는 물꼬stay가 있다.

해날 등반 일정을 끝내고 오자면 이미 깊은 밤일 것.

큰해우소부터 청소해 두고

눈에 걸리는 일을 하나씩 해치운다.

연어의 날 밖에 연등처럼 매달았던 종이등을

무산샘이 복도로 들여 달아주었다.

수행방 두어 가지 위치도 바꾸고.

농협에 들어갈 서류를 보강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달골 거주불명자를 정리해 달라 면에 요청도.

한밤에야 내일 새벽에 1박2일 떠날 산오름에 쓰일 짐들을 챙기다.

없는 동안 현장 사람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도.

낼 하루는 그렇게 마련된 걸로 학교아저씨가 챙긴다지만

모레는 면소재지까지 나가서 밥을 먹자 하였다.

"가긴 어딜 가세요, 굴삭기 터파는 날!"

시영샘이 그랬다는데,

그 참... 어찌하여 꼭 그렇게 터파는 날 잡힌 일정이라니.

가을학기 4주로 놓은 산오름 가운데 마지막,

또 한 가지 턴다(이번에 배운 건축현장 표현이더라).


참, 한 열흘 잠시 달골에서 묵어야 할 일꾼들이 있었다,

군내 무슨 행사로 숙소를 잡지 못해.

우두머리 동현샘이 부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엊그제 첫 밤을 자고는 안 오기로 했다고.

"거기 무서워요. 멀어도 김천까지 갈래요."

하하, 불빛도 없는 깊은 계곡을 끼고 들어와

산을 낀 칠흙과 라디오도 텔레비전도 없는 무거운 고요를 안은 집,

사람들이 가끔 어디 팔려가는 기분이라고들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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