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하늘은 아주 짱짱하게 푸르기도 하지만

어떤 땐 흐린가싶게 어둡기도.

오늘은 흐렸던가 자꾸 돌아보게 하는 맑음이었네.

바람, 자주 바람,

옥상과 지붕에도 마당에도 낙엽들이다.

나무날, 아래 학교에서는 지난주 심고 남아있던 마늘을 마저 심었고,


달골에는 전주 설치 건으로 전력회사에서 다녀가다.

“4주는 걸려요. 요새 같은 연말에도 6주 생각하셔야 됩니다.”

음...

그거야 어디 모르냐고. 문제는 여기 사정인데,

눈이 닥칠까 걱정도 있고 당장 단열재 폼을 쏘기 위한 큰 전력도 필요한 걸.

시간대로의 절차야 시간 흐르면 될 일이지만...

어르신 한 분께 말을 넣었다.

전기를 신청한 또 다른 사람이 밀려 폐가 된다면 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야 물꼬에 전주가 먼저 들어올 수 있으면 좋을.

임시전기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더라만 어차피 들어올 전기인 걸...

집 짓는 현장에는 물날 방통을 치고 담주 달날까지 쉬기로 했다.


쇠날, 교육청에서 다녀갔다.

내년 일정 때문에도 두어 가지 논의.

20년 성실한 세입자는 21년차로 가면서

여전히 을의 자리이긴 하나 갑에게 큰소리 치기도 한다;

“아이참, 이제 (학교)안 쓸까 봐!”,

낡은 학교를 고쳐가며 쓰는 일의 고단함과 궁한 살림을 그리 표현하며

이제 터주대감으로서의 큰 소리랄까.

계장님이 직접 옥상에 올라가 낙엽을 치우기도.

20년 폐교 임대 세월에 처음 있는 일이었네.

학교아저씨도 본관 지붕 올라 낙엽들 쓸어내리다.

뒤란 나무들 가지를 더 쳐내야겠다.


그 잘난 집 짓느라, 그 밥 해내느라 어수선했던 학교의 예제 살림을

며칠 둘러보고 살피고,

식구들도 둘러보고,

잠시 현장이 멈추니 다른 일들로 시끄러워지는 마음도 좀 챙기고,

어느새 해날이 다가와 버렸네,

흐린 하늘로 잠시 비 뿌리고 영하로 떨어진.

달골 현장이 쉬는 동안 해남에서 만들어지는 둘레길의 표시목을 만들고 있는 무산샘,

오늘은 그의 일도 돕다; 서각한 글씨에 아크릴 물감 넣기.


달날, 새 건물 짓는 현장까지 이르는 도로 편입 측량을 다녀가고.

그참 내 땅에 내 집 짓는데 내 땅으로도 그 집에 이르는 길을 측량하고,

그러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법이 그렇다.

저녁 집짓기 우두머리샘 자재 실어 들어오고

시영샘도 들여다보러 건너오고

무산샘은 어둑해서야 일 끝내고 밤새 해남까지 오가야 할 판인디.

그 밤에 혼자 보낼 수 없으니 동행해야지 하는데,

“내일 자재 같이 내려놓고 다녀오세요.”

우두머리샘의 제안.

낮이라면 여기 사람들 바라지를 해야지, 굳이 같이 갈 것까지야.

현장은 내일 다시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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