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29.쇠날. 맑음

조회 수 256 추천 수 0 2020.08.12 11:43:57


 

아주 아름다운 시절이 될 것 같은 예감!

07시면 출근을 한다.

07:50 첫 학교버스가 오고 거기에는 1학년 아이 둘도 타고 있다.

채밤이와 윤전.

아직 담임교사가 오지 않고

아직 학교 일정이 시작되지 않았으니 어른 없이 놀이터도 체육관도 갈 수 없어

우두커니 교실에 앉아 있길래 하던 일을 접고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마침 옆 교실이라.

곧 두정이도 오고 성상이도 오고 인전이도 오고, 진새까지 합류,

1학년 여섯 명.

이번학기가 참말 신명날 것 같다.

 

내리 4교시까지 수업이 이어진다.

6학년 수학, 2교시는 4학년과 6학년 수학, 3, 4교시는 6학년 국어.

1학년과 4,6학년이 함께 모이는 시간인 달날과 쇠날의 2교시 수업을

뭔가 다른 수업으로 꾸려보면 어떨까?

내가 맡기로 한다, 숲교실을 열려지.

나는 숲에 살고, 숲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숲길등산체험지도사이기도 하다.

마침 학교 바로 뒤란으로 이어지는 숲이 있는.

하여 오늘 2교시 우리는 숲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를 하나 읽은 뒤

숲에 들었다; 숲교실 첫 시간.

본교 특수샘과, 자폐와 도움이와, 네 아이와 함께.

나무 이름이나 풀이름을 익히지 않아도

숲이 주는 선물을 받는데 무슨 문제리,

그저 걷기만 해도 좋을 테다.

6학년 국어는 숙제를 남기네.

지적장애를 가진 그에게 긴 책을 어떻게 읽어내도록 도울 수 있을 거나.


한 갈등을 보고 있었다.

가끔 학교에서 일어나는 부모와 학교 측의 갈등을 들은 적은 있었지만

그런 걸 가까이서 전해 듣기는 처음이라.

분교에서 학교버스 운전자와 학부모들 간의 골이 깊었다.

앞뒤 사정이야 당사자들 아니고 어찌 아나.

문제는 밥벌이가 걸렸다는 것.

누가 누구의 밥그릇을 함부로 엎는단 말인가.

혹 아이를 앞세워 뜻을 관철하려는 부모는 아니기를.

저마다 제 사정 제 목소리가 있을 게다.

중재자(학교)가 잘 조율할 수 있기를, 부디 지혜롭기를.

 

주중의 제도학교 지원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말의 물꼬,

학교아저씨가 없었다.

이웃사람이 영동 저편으로 마을에서 이사를 나가는데,

어제부터 오전 두 차례 오후 두 차례 짐을 실어냈다고.

그래서 그 댁에서 늦은 저녁과 곡주를 한 잔하고 계셨네.

그 덕으로 덕조샘이 물꼬에 측백나무도 분양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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