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4.나무날. 맑음

조회 수 271 추천 수 0 2020.08.13 02:35:53



34도를 찍었더래나, 낮기온이.

 

이른 출근을 해서 학교를 여러 바퀴 걷고

한 시간여 개인 작업을 좀 하면

1교시 시작 한 시간 전 들어온 학교 첫 버스에서 1학년 채밤과 윤전이 달려온다.

옥샘!”

놀이터 가잔다.

일을 접고 나선다.

아침부터 교장샘도 같이 와서 구경을 한다.

수업 시작 시간이 가깝자 다음 버스들에서 내린 1학년들이 다 달려온다.

그래 그래, 잠깐이라도 놀자,

진새도 오고 인단도 오고 예울도 오고 성상도 오고 미아도 오고.

이 아름다운 시간이 내 하루를 또 밀고 가리.

 

오늘도 수행을 끝내고 차를 낸 특수학급.

여교사 다섯이 찻자리에 앉다.

5학년 담임교사가 이 교실의 특별함을 노래해준다,

상담실이자 치유실이라는.

어디라도 물꼬라.

넘의 집에서 이리 평안해도 되나 싶으면서

자주, 물꼬에서 지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만 같다.

교장샘의 응원과 샘들의 지지가 있어서도,

아주 좋은 동지 본교 특수샘이 있어서도.

무엇보다 아이들이 있잖은가!

 

오늘은 보은을 다녀오다,

거기 수행도 안내하는 한의사 한 분 계시다 하기.

이른 퇴근시간이라도 거기 문 닫는 시간에 맞추기는 쉽지 않았는데,

기공에 관심 있어 하자 기다리마셨고,

갔다. 침도 맞고 수련도 같이 하다.

주말에는 물꼬로 답방하시겠다는.

창안하셨다는 기공은... 동류를 모으고, 가지를 좀 치면 좋겠더라.

 

물꼬로 들어온 글월 하나에는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젊은 벗이 있었다.

신경가소성(어떤 생각에 집중할수록 그것이 강화되는 경향?)에 대한 글 하나 발견하였기

그에게 전하다.

우울한 생각이 부정적인 뇌를 만들지.

그럼 사고를 전환하는 과정이 있어야지.

실제 우리는 잘못된 확신을 통해 자신에게 매일 70번 이상 거짓말을 한다잖던가.

자신이 믿고 있는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기.

그리고 그 문장대로 정말 그러한지 냉정하게 따져보기.

그러면 뇌는 다시 긍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울을 극복하도록 이런 방법을 제시하는 글도 있더라,

자신만의 구급상자를 만들라는.”

오감을 행복하게 자극하기 위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상자에 넣고 우울할 때 꺼내보라는, 그게 무엇이든.

그런 시간을 혼자 건너가기는 쉽지 않을 게다.

같이 우리 뇌에 정확한 질문 던져보기.

왜 이리 바보 같냐, 왜 이리 되는 일이 없지, 라는 질문이 아니라

왜를 빼고 누가’ ‘어떻게의 문장으로 만들어 보기.

누가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을까?

그 사람은 어떻게 그걸 해냈을까?

나는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면 뇌는 긍정적으로 해결지향적인 생각을 자동적으로 한단다.

걱정 마시라. 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 제도학교에서 지내는 동안 등장하는 아이들 이름은

혹여 아이들을 불편케 할지도 몰라 가명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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