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5.해날. 바람과 해

조회 수 377 추천 수 0 2020.11.30 23:33:36


 

10월 위탁교육 4주차에 들다.

해건지기를 하고 아침밥상을 물리고

0911학년 아이와 청소기를 들었다.

다시 시작이다.

햇발동을 3층 더그매부터 1층 거실까지 먼지를 털어낸다.

 

2시 차를 마시다.

엊저녁 못다 한 실타래도 한다.

그런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더라.

- 일이란 게 앞과 뒤가 있다.

밥만 해도 준비가 있고 상을 닦고 설거지로 마무리되고,

산오름만 해도 갈 짐을 싸야 하고 다녀와 짐을 풀어 닦고 씻고 말리는.

보이는 것 말고도 그 너머의 노동과 마음씀과 일들이 있는 것.

- 언제나 선택은 자신이 한다!

때로 환경 탓을 하지만

그 일을 어떻게 대할지, 할지 말지는 자신의 결정.

지금의 나는 끊임없이 내 선택으로 여기 와 있는 것.

새 주 흐름도 잡다.

쇠날까지는 그대로, 물날과 흙날 실타래도.

마지막 흙날과 해날 흐름까지 그려놓다.

 

고구마를 삶았다.

아주 커다란 고구마였다.

잘라서 삶아도 될 것을 칼집 들어가거나 껍질 없는 면이면 맛이 떨어질까 하고

굳이 그 큰 걸 그대로.

연료는 연료대로 드는.

김이 날 때야 자르지 못한 걸 아쉬워라.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오늘도 같은 후회다.

어쩜 나는 또 그리할지도 모른다.

변화는 얼마나 지난한가...

 

하얀샘 들어와서 뒤란 경사지로 내려간 배관을 정리했다.

흙집에 양변기를 둘 들이고 정화조를 따라간 배관이다.

비탈길에서 나무뿌리 사이로 땅을 정리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을 것인가.

오달지게 고생하시다.

오늘은 저녁에 대처에서 들어온 식구들까지 더해 고기를 굽기로 하였네.

이번 주말은 내일 쉬는 기락샘에,

하다샘은 온라인수업 중이라 물꼬 들어와서 하기로 했던 것.

 

차가 문제가 생겼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으로 201613일부터 같이 살았다.

냉각수가 미세하게 새고 있는데,

엔진도 덜덜거림이 큰데,

남편이 아내 새 차를 사주기로 하다.

물꼬 재정으로는 어림없다.

지금 타는 차만 해도 집안 어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더랬다.

- 어떤 차며 무슨 색깔이며 상관없음.

나는 내 앞에 그 차가 와서 딱 운전할 수 있으면 됨.

식구들에게 그리 말했네.

대략 윤곽을 잡고 대처 식구들이 영업소를 방문한다지.

 

아침: 토스트와 잼과 우유

낮밥: 잔치국수

저녁: 잡곡밥과 된장찌개, 고기구이, 애호박볶음, 으깬고구마샐러드, 줄기김치와 장아찌들, 그리고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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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교육 3주차 갈무리글.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김(그게 아니라면 한글 프로그램이 잡아주었거나).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고치고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를 단 것.

 

11년 남학생:

3주차도 끝났다. 이번주는 지난 두 주와 다르게 굉장히 빨리 끝난 것 같다. 선생님이 아프시고(* 큰일 아니고! 담이 결려 이틀의 해건지기와 일수행을 못한.) 2일 동안 밖에서 일을 하고 와서 쌤이랑 뭘 많이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솔직히 많이 쉬면서 지냈다. 아침수행 혼자할 때도 기억나는 거 핵심동작만 하고 대배도 3~40번 밖에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아침에 몸을 움직여준 거 자체가 큰 도움이 됬다. 오전에 이틀동안은 일 안하고 책을 봤다. 근데 그건 진짜 내가 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쌤이 정말 걱정됬었다. 그리고 아침에 따뜻하게 안에서 책 보는게 또 좋은 경험이기도 한 것 같다. 토요일에는 민주지산을 올라갔다 왔다. 사실 난 어렸을 때부터 엄마아빠 따라 산에 자주 갔고 요즘엔 그러지 못했지만 그래도 산에 어느 정도 익숙하기 때문에 올라가는게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지만 충분히 고생한 것 같고 특히 수저를 못챙겨서 산에서 나뭇가지로 젓가락처럼 만들어서 먹은 게 정말 인상깊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진짜 힘들었다. 왜냐하면 일단 내 신발이 조금 작다. 그래서 계속 발가락이 너무 불편했고, 산에 돌도 너무 많이 있어서 중간중간 발도 삐었다. 그래도 산을 오른다는 건 정말 의미있는 일인 것 같다. 일요일, 오늘은 어제 산에 다녀와서 그랬는지 7시에 안깨우셨다. 9시쯤 깨서 청소를 했는데 청소기 계속 들고 다니면서 청소하는게 거의 아침수행급이여서 몸도 잘 풀린 것 같다. 결국 이번주도 이렇게 끝났는데 진짜 쉬어가는 주 같아서 정말 좋았다. 중간중간 여친이랑 헤어지는 등 별일이 다 있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잘 보낸 것 같고 3주차쯤되니깐 이젠 물꼬가 내 집처럼 많이 편해졌다. 사람이 편해지면 잘 늘어진다고 하는데 아직도 잘 지내는거 보니 습관이 몸에 잘 밴 것같다. 다음엔 꼭 효빈이도 데리고 오고싶다.

202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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