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조회 수 1886 추천 수 0 2005.10.24 23:30:00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낮 1시 30분 고래방(대해리 문화관),
< 가을 산 들래들래 업고서 > 공연이 있었지요.
서양악기 몇과 우리 악기 몇이 만나는 무대였습니다.
물꼬 공동체 식구들과 학교 안내하는 날에 온 열네 가정이 객석을 채웠지요.
먼저, 물꼬 아이들이 나와 한 마디씩 제가 생각하는 학교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설명 다 했네."
"가셔도 되겠어요."
오카리나로 들려주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시작으로
김영동의 '초원'에서부터 '캔터키옛집''씨감자' '소금장수' '산도깨비''은자동아 금자동아'...
모두 모두 노래 소리 높았더이다.
물꼬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들을 타고
대해리 하늘도 살포시 창으로 들고 지나던 바람도 기웃기웃,
막 마악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산도 파닥였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의 애창곡 '올챙이쏭'이 연주될 땐
일어나 춤추는 이들을 위해 무대에서 사탕이 날아왔지요.
굿거리 자진모리로 이루어진 정세현님의 생일축하노래도 배웠습니다,
'광주출정가'로 80년대를 살던 우리를 모아주고
이제는 산으로 가셔서 법능스님으로 찾아와 고운 노래를 들려주는.
마치 작은 산골 학교 학예회를 위한 음악시간 같았다지요.
"젤 신나게 공연을 즐기고 계신 한 분을 모시겠습니다."
난데없이 사람을 불러내는 겁니다.
그리하야 뜻하잖게 불려나간 저는, 이제는 가사도 잊은 '칠갑산'을 얼토당토않게 불렀지요.
"좋은 공연에 귀를 어지럽혀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물론 사죄해야했습지요.
"앵콜, 앵콜!"
'또 한 번!'을 외친 관객들을 위해 연주자들은 '아리랑'을 신명나게 들려주며
무대를 닫았더랍니다.
피리 조성환님,
드럼 안용찬님,
꽹과리와 목탁 서태풍님,
기타 윤종영님, 손수정님,
오카리나 백승수님, 윤재민님,
모둠북 김의순님,
먼 길, 귀한 걸음, 고맙습니다, 애쓰셨습니다.

공연하신 분들은 안에서 어른들이 모임을 할 녘
큰 마당에서 피운 모닥불에 싱싱한 해산물을 구워
아이들이며 여럿을 멕였네요.
무대에 올랐던 이들 가운데 남은 이들은
숨꼬방에서 밤새도록 건축과 음악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더랍니다.
건축하는 분들이 여럿 계셨지요.
당신들이 가진 기술로 물꼬를 어떻게 도울까,
오신 걸음에 아이들이랑 올리다만 귀틀집 지붕을 마무리를 계획하시더니
(민건협에서 씌워준 지붕은 결국 비새다 내려앉고 말았답니다, 보람도 없이)
아무래도 준비가 더 있어야겠다고 날을 다시 잡자 하셨더이다.
새벽 네 시가 다 돼서야 숨꼬방 불을 끈,
음악보다 사는 이야기들이 더 음악 같았던 유쾌한 분들이셨지요,
어찌나 웃었던지요, 밤새 말입니다.
좋은 연, 오래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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