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1.해날. 맑음

조회 수 245 추천 수 0 2023.10.17 11:50:29


벌써 쌀쌀한 아침이다. , 시월이네. 멧골의 시월 아침이라.

아침에 논두렁 분들께 한가위 인사를 문자로 보내다.

누리집에 글을 올렸으나 이번 참에 소식을 여쭙는.

시월의 다짐 같은 거였다.

정환샘 아리샘 화목샘 수진샘 휘령샘 심지윤샘 수짐샘 윤진샘 명해샘 준찬샘 미순샘 상숙샘 미희샘 들의 답문자를 받았다.

명절이 그런 날이다 싶다, 덕분에 안부를 전하는.

‘(...) 옥쌤 얼굴 다 까묵기 전에 얼릉 뵈러 갈게요. 마침 빈들모임 있던데...’

정환샘의 인사에 반가움으로 눈물이 다 핑 돌았다. 본지 오래다.

그의 교사 생활은 안전할까...

언제나 선생님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이 울렁울렁합니다.

옥선생님을 알고 지내는 것만으로도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선생님 안부인사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럽습니다. (...)’

아리샘의 인사에도.

상숙샘 미희샘도 덕담을 주셨다.

모든 결과는 저절로 이루어지고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알고 더욱 더 정진하시길.’

새기며 생활하겠다.

 

한가위 연휴가 엿새지만 앞의 사흘 만으로, 추석 앞뒤로 하루씩,

충분한 쉼이라.

물꼬 흐름은 오늘부터 평일로 흐른다.

재봉질을 했다.

행주며들에 꽃무늬 천을 덧대는 것은

보기 좋으라고도 하지만 구별을 위해서도 한다.

쓰임에 따라. 덮개냐 그릇 닦개냐 그런.

빵을 만드는 곳에서 삶으려고 가져온 행주도 있었다.

넘의 것이지만 우리 것 하며 같이 덧댔다.

풀도 맸다. 사이집 돌담 아래 꽃밭의 풀을 통 돌봐주지 못했다.

풀을 뽑고,

사이집 앞마당은, 지난번에 못다 하고 남겨둔 것을 잔디깎이로 밀었다.

 

밤에는 영화를 보았다; <A Man of power>

한 아니키스트의 이야기; 루시오 우르투비오.

돈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자본주의의 상징 은행을 털어

가난한 자들과 스페인 혁명 동지들에게 자금을 대는 전설적 인물 사바테를 만나 도우며

루시오 역시 그 길을 좇는다.

아나키즘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행동하는 아나키스트로.

(물론 프랑코 독재에 맞서 싸웠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는 그의 아비가 공화주의파였다는 한 마디 정도로 스쳐지나가지만.)

세상이 변했다. 사람도 변했다.

혁명 동지였던 아내도 세상이 달라졌노라며 다른 식의 저항이 필요하다고 루시오를 설득한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자본주의 한폭판에서도 그는 여전히 혁명 중이다.

은행을 털었던 대신 위조지폐를 찍어 은행을 무너뜨려 보려는.

그것도 미국의 거대 은행 시티은행을 상대로.

그런데, 심지어 어떤 면에서 승리하게 되면서

그찮아도 다소 가볍게 혹은 경쾌하게(또는 허술하게?) 흐르던 영화를 더욱 비현실로 느끼게 한다.

행복한 결말 때문에, 그리고 끝까지 행동하는 아나키스트로 남는 루시오 때문에.

그리고 물꼬를 생각했다.

여전히 80년대를 사는 선배들을 보며 비현실로 보지만

물꼬 역시 자본주의적 이 시대와 또 먼 삶인지라.

그는 거대 은행을 상대로 성공했는데,

우리는 저 아래로 우직히 흘러가는 장강의 물결처럼 흐른다? 그런 걸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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